KDI “건보 재정 위기, 병원쇼핑·고령화도 아닌 과잉진료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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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지출이 증가한 원인은 고령화나 '병원 쇼핑'이 아닌 병원들의 과잉 진료로 인한 의료 단가 상승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KDI는 "고비용의 의료서비스 이용 증가, 진료 강도의 변화, 수가의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가 인상의 차이 또한 외래서비스 가격 요인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여도를 나타내는 현상을 설명하는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KDI는 불필요한 고비용 의료서비스 이용과 과잉 진료를 통제하기 위해선 행위별 수가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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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9년 건보 지출 증가, 의료수가 상승 요인이 76.7%
“행위별 수가제 개선해야...성과 기반 보상제도 필요”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과 시사점’에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밝혔다. 보고서는 “보험료 인상 및 국고지원 확대를 통한 건강보험 재정 관리가 점차 한계에 직면하고 있어 지출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국내 보건의료 관련 재화와 서비스에 지출한 금액인 경상의료비는 200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5.9%에서 2022년 9.4%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변동폭이 적어 2022년 기준 평균 9.2%였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을 뛰어넘은 수치다.
연구진이 건보 진료비 증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물가 상승을 반영한 국민 1인당 건보 진료비 증가율은 28%였다. 증가분을 요인별로 따져보면 의료 수가 증가를 뜻하는 ‘가격 요인’이 76.7%로 압도적이었다. 병원 진료를 쇼핑하듯 자주 다니는 진료 빈도 증가(수량 요인)은 14.6%였고, 고령화 등 인구 요인은 8.6%에 불과했다. 사회 전체의 의료비 상승은 진료비 자체가 늘어난 원인이 가장 컸다는 뜻이다.
가격 요인에 따른 건보 진료비 지출 증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다. 2009~2019년 해마다 가격 요인의 기여도가 가장 컸는데, 2015년부터는 70%를 넘어섰다.
가격 요인을 의료기관 규모별로 세분화해보면 ‘동네 병원’인 의원급 의료기관의 가격 요인 기여도는 24.9%로 최대였다. 상급종합병원(17%)과 종합병원급 의료기관(14.6%)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인구 요인은 2012년 이후 영향력이 축소돼 10% 안팎이었다. 특히 65~74세 ‘전기 고령층’에선 분석 기간동안 진료 이용량이 오히려 줄어들며 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KDI는 “고비용의 의료서비스 이용 증가, 진료 강도의 변화, 수가의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가 인상의 차이 또한 외래서비스 가격 요인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여도를 나타내는 현상을 설명하는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동네병원의 진료비 증가가 건보 재정지출 증가에 가장 큰 요인인 것은 현재의 수가체계 구조가 만든 것이라고 본다. KDI는 “의료서비스 항목별로 이미 설정된 가격을 책정·지급하는 현재의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는 의료서비스 공급자가 진료량 및 진료행위를 스스로 통제할 유인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행위별 수가제는 의료서비스 항목별로 수가를 정한 뒤 사용량과 가격 등에 따라 진료비를 내는 제도다. 이미 진료항목별 값이 매겨진 상황에서 의사들이 과잉진료로 의료비를 부풀리는 행위를 막는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KDI는 불필요한 고비용 의료서비스 이용과 과잉 진료를 통제하기 위해선 행위별 수가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KDI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예방·관리 중심의 일차 의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성과 기반 보상제도 등 대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에 대한 평가를 정례화하고, 평가 결과에 근거해 지출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을 공식화해야 한다”며 “또한 건강보험 재정지출 평가의 공식화를 건강보험 재정 운영에 대한 정보 공개 강화 및 재정 운영의 책임성 강화의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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