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사상·조형, '타이포그래피'로 만난다…'추사, 다시'
현대 타이포그래피 관점에서 추사 조망
4월30일~10월26일 남양주 실학박물관
![[수원=뉴시스] '추사, 다시' 포스터.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2025.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1/newsis/20250421140320075zxht.jpg)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과천 추사박물관·제주 추사관과 협력해 추사 연합전 '추사, 다시'를 선보인다.
21일 실학박물관에 따르면 30일부터 10월26일까지 남양주 실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추사 김정희라는 인물과 사상·조형을 현대 타이포그래피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추사, 다시'는 근대화 이후 서구 문물을 수용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우리 전통의 문자 조형이 연속성 있게 이어오지 못한 현실에 주목한다.
'추사체'라는 독창적 문자 조형을 구축한 추사의 작품을 동시대 시각 예술가가 재해석하는 시도를 통해 전통 문자 조형이 현재 타이포그래피와 어떻게 연결되고 추사의 파격적 조형 실험이 동시대 시각예술과 어떻게 조응하는지 모색한다.
전시의 총괄 기획자 석재원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오늘날 우리는 글자를 부리는 기예이자 학술을 '타이포그래피'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추사는 해박한 타이포그래피 이론가이자 파격적 타이포그래피 세계를 구축한 전위 예술가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부로 구성된 전시는 추사의 작품과 동시대 시각예술가 작품이 가진 상호 관계성을 관객 스스로 연결짓게 한다.
1부 '추사'에서는 '소봉래의 난' '세한도' '유희삼매' 등 추사의 주요 작품이 선보인다. 이 가운데 '세한도'는 제주 추사관에서 소장 중인 영인본을 전시하는데, 14.7m에 달하는 두루마리 전체를 펼친 전시를 통해 작품 전체를 볼 수 있다.
2부 '다시'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시각문화를 이끄는 대표적 디자이너들이 추사의 사상과 조형, 타이포그래피를 중심으로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한 신작이 소개된다.
![[수원=뉴시스] 강병인 작품.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2025.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1/newsis/20250421140320283txrg.jpg)
강병인은 한글 서예가다. '화요' '참이슬' '산사춘' '열라면' '제일제면소' 등 상품과 KBS 대하드라마 '대왕세종', tvN 드라마 '미생', 영화 '의형제' 등 제호 글씨를 통해 일상 곳곳에서 강병인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그는 한글의 뜻과 형태의 상호 관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 추사의 '잔서완석루'를 한글로 쓴 작품을 선보인다.
김현진은 레터링 디자이너다. 낯선 형태의 글자를 통해 문화·예술 분야는 물론 상업 분야에서도 각광받는 작품을 연이어 선보인다. JYP 세븐틴 '손오공' 레터링, 일민미술관 '히스테리아' 레터링, KBS 도쿄올림픽 특집 다큐멘터리 '김연경, 김역경' 레터링 등을 디자인했다. 이번 전시에서 김현진은 추사의 '유희삼매'에서 받은 영감을 통해 일탈적 조형 실험을 감행한다.
양장점은 장수영과 양희재로 이뤄진 디자인 듀오다. 최근 재단장한 월간 '디자인'의 제호가 이들의 작품이며 격월간지 '미스테리아', 2018 부산비엔날레의 제호를 그렸다. '펜바탕' '격동고딕' 'actual 등 글꼴도 이들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 양장점은 '서예와 그림은 하나의 뿌리'라는 '서화동원(書畫同源)' 개념을 확장해 활자 디자인은 입체적 형상과 뿌리를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입체 조형작품 '자형동원'(字形同源)을 소개한다.
책 디자이너 함지은은 볼라뇨 20주기 특별합본판 '2666', 열린책들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베르나르 베르베르 한국어판 30주년 특별판 등을 디자인했다. '2666'는 2024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함지은은 책이라는 매체와 자신의 정체성을 분리할 수 없다고 보고 이번 전시를 위해 추사의 '사야'를 한 권을 책으로 만들었다.
김강인과 이윤호 디자인 듀오 DDBBMM은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아이덴티티, 성북어린이미술관 아이덴티티, 구글의 한글날 기념 로고 등을 디자인했다. 2019타이포잔치의 '잡동사니' 섹션을 큐레이팅하기도 했다. 이들은 도장에 일가견이 있던 추사의 면모에 주목해 추사의 '불인선란도'를 소재로 글·글씨·그림·도장의 시서화인(詩書畵印) 설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 개막식은 30일 오후 3시에 실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내달에는 어린이날 행사, 전시 연계 교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문화재단 누리집과 실학박물관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김필국 실학박물관 관장은 "김정희의 추사체는 일생에 걸쳐 자신의 개성과 특성에 맞게 창조해 나간 과정의 결실"이라며 "이러한 '창조'의 예술혼은 오늘날 현대 예술가들에 의해 재창조돼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총괄 기획 석재원 교수는 "추사 김정희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감을 잠시 내려두고 그가 구축한 문자 조형을 현대의 관점에서 자유롭게 해석해 보는 시도는 우리 고유의 미의식과 현대의 시각예술을 연결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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