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10% 덜어도 같은 맛…드립커피와 유체물리학의 ‘가성비’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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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가장 즐겨 찾는 기호음료 가운데 하나인 커피는 원두 기준으로 생산량이 연간 1천만톤을 넘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커피 원두를 10% 덜 쓰고도 똑같은 핸드 드립커피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미국물리학회(AIP)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유체물리학(Physics of Fluid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쓰면 커피 원두를 5~10% 덜 써도 이전과 같은 양을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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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자 높이 들고 천천히 부으면
원두 사용량 최대 10% 절약 가능
세계인이 가장 즐겨 찾는 기호음료 가운데 하나인 커피는 원두 기준으로 생산량이 연간 1천만톤을 넘는다. 그러나 기후 위기로 커피 재배의 지속가능성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커피나무가 기온과 습도 변화에 민감한 편이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기후위기가 지속된다면 커피 재배도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장기적으로 커피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다. 그만큼 원두에서 커피 성분을 가능한 한 많이 추출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과학자들이 핸드 드립커피의 가성비를 높일 수 있는 제조법을 발견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커피 원두를 10% 덜 쓰고도 똑같은 핸드 드립커피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미국물리학회(AIP)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유체물리학(Physics of Fluid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선 드립커피에서 나타나는 물리법칙을 알아내기 위해 불투명한 커피가루 대신 투명한 실리카겔 입자를 원뿔형 필터 위에 올려 놓고 물을 부어가면서 이 장면을 레이저 시트와 고속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실제 분쇄원두를 사용해 물 붓는 높이와 속도에 따라 커피 추출 비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물을 천천히 부으면 물과 입자의 접촉 시간이 늘어나고, 더 높은 곳에서 부으면 물과 입자가 더 골고루 섞인다는 걸 알아냈다.
이렇게 해서 알아낸 효율적인 드립커피 제조법은 첫째 물을 천천히 부으라는 것이다. 물과 원두 가루의 접촉 시간을 늘리기 위한 방법이다. 접촉 시간이 길수록 추출량이 많아진다. 하지만 이 방법은 어느 정도까지만 효과가 있다. 너무 느리게 부으면 원두가루가 물과 충분히 섞이지 않은 채 바닥으로 가라앉아 추출량이 오히려 줄어든다.
안전을 위해 물 붓는 높이는 30cm 추천
연구진은 그러나 이 문제는 두번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높은 곳에서 물을 부으면 된다. 연구진은 “주전자 높이를 높이면 기본적으로 더 많은 중력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 맨밑바닥을 포함한 모든 입자가 물에 골고루 섞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강한 힘으로 떨어지는 물에 옆으로 밀려난 입자들이 일정한 양 이상 쌓이면 눈사태가 나듯 다시 떨어지는 방식으로 입자가 순환하며 물과 더 잘 섞인다는 것이다. 낮은 높이에서는 물이 입자층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이것도 역시 한계가 있다. 너무 높은 곳에서 물을 부으면 물줄기가 끊어져 커피 입자의 순환을 오히려 방해한다. 물줄기가 가늘어지면서 물방울이 다른 곳으로 튀거나 샐 수 있다. 실험 결과 주전자 높이가 최대 50cm일 때까지는 커피 농도가 짙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두 가지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연구진은 “천천히 물을 부으면서 서서히 주전자를 들어 올리되 물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권했다. 연구진은 안전을 위해 물 붓는 높이는 30cm를 추천했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쓰면 커피 원두를 5~10% 덜 써도 이전과 같은 양을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오리건대와 영국 포츠머스대 과학자들은 에스프레소의 경우 기존 레시피보다 원두를 약간 더 굵게 갈면 커피 추출량이 많아져 원두 사용량을 최대 25%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논문 정보
Pour-over coffee: Mixing by a water jet impinging on a granular bed with avalanche dynamics featured. Physics of Fluids(2025)
https://doi.org/10.1063/5.0257924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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