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기술’ 안현호, 김고은·박소담 잇는 ‘한예종’ 무쌍파 여배우…오디션 없이 안판석 사단 합류한 매력[인터뷰]
최근 인기리에 종방한 JTBC ‘협상의 기술’을 통해 얻은 수확 중 하나는 배우 안현호(30)다.
안현호는 ‘협상의 기술’에서 윤주노 팀장(이제훈)이 이끄는 산인그룹 M&A 팀의 홍일점으로 AI급 계산능력과 각종 정보를 꿰뚫고 있는 재무과장 곽민정 역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호평받았다. 미니시리즈 첫 주연을 맡은 신예지만 이제훈, 김대명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한 팀이 되어 자연스레 호흡하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김고은, 박소담을 잇는 ‘한예종 무쌍파 여배우’”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제가 SNS를 잘 안 하는 편인데, 제 SNS에 와주셔서 좋은 댓글을 많이 달아주셨어요. ‘현호가 좋다’고 하는 것도 기분 좋은데, 특히 ‘민정 과장님! 하고 저를 캐릭터로 불러주는 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최근 서울 중구 경향신문에서 스포츠경향을 만난 안현호는 처음 배역 제의가 들어왔을 때 ‘대문자 T’ 곽민정과 실제의 자신이 너무 달라서 걱정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독립영화나 단편 드라마에선 주연을 꽤 맡았지만, 12부작 드라마 주연은 처음이다. 그런데도 안판석 감독은 그를 오디션이나 미팅도 없이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안판석 감독님의 전작 ‘졸업’에서 뵌 적이 있는데요, 그때 연기한 채윤쌤은 민정과 전혀 다른 캐릭터여서, 나의 어떤 모습을 보시고 나에게서 민정이를 보셨을까? 지금도 궁금해요. 저는 사실 떠드는 거 좋아하고 장난을 좋아하는 흥 많은 사람이거든요. 근데 감독님께서 제가 저를 믿는 것보다 더 저를 믿어주셨어요. 근데 알고 보니 저여서가 아니라, 모든 출연 배우에 대한 신뢰가 어마어마하신 분이셨어요. 대사 한마디만 해도 ‘잘했다, 최고였다’ 칭찬해주셨고, 모든 촬영이 그렇게 이어졌습니다.”
안현호는 고단함을 품고 사는 ‘K-장녀’이자 ‘K-직장인’ 곽민정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내내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헤어 메이크업을 직접 했다. 여배우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의 그런 노력은 현실감 있는 안판석 감독의 작품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처음 ‘수학 천재 민정이’를 떠올렸을 때 칼 단발에 빠른 말투 같은 게 떠올랐어요. 그런데 ‘처음 떠올린 이미지를 하지 말자, 두 번째 걸 하자’ 그게 지금 민정이의 모습이 됐죠. 앞머리는 일자로 깔끔한데 뒷머리는 부스스하고 세팅된 느낌은 안 났으면 했어요. 잔머리도 일부러 나오게 했고요. 내적인 부분은 선배들의 도움을 거의 받았어요. 저희 엄마가 ‘주노가 민정이를 바라보는 눈빛에 신뢰가 있어서 너 캐릭터가 믿음직스럽게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제훈 선배 덕분에 제가 유능해 보일 수 있었고, M&A팀에서 순영과의 귀욤귀욤한 티키타가도 대명선배가 다 이끌어주셨어요. 감독님께서 대명선배에게 ‘대단한 걸 해냈다’고 칭찬할 정도였죠.”
작품 속 곽민정 과장의 캐릭터는 ‘NO 라고 말은 못 하지만, YES 라고도 하지 않는 사람’으로 한 줄 설명된다. 실제의 그는 AI와도 같은 곽민정 과장과 얼마나 닮았을까?
“전 ‘NO 라고 말하고 YES 라고도 잘 말하는 사람’ 이이요. 예전엔 거절을 잘 못 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정확하게 왜 ‘NO’라고 하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됐죠. 대신 좋은 건 누가 봐도 ‘쟤 좋구나’ 하는 게 얼굴에 드러나요. 그래서 오히려 사회생활에선 민정이처럼 좀 중립적으로 보이게 해야 하나? 싶죠.”
서른이 되어 처세술도 늘었지만, 다른 쪽으로도 좋다는 그다.
“데뷔하고 수년간 중·고등학생 역할만 많이 했어요. 너무 어려 보여 안 맞는다며 20대 역할을 주지 않으니까 ‘그게 뭘까’ 스트레스고 고민이었죠. 그런데 다 때가 있는 거더라고요. 지금 제가 교복을 입고 싶어도 억지로 교복을 입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이 들면서 역할이 하나씩 열리는 게 너무 좋아요.”
그는 TV 화면 속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꺼이 눈썹 없는 민낯을 드러냈다. 어정쩡한 포즈로 머리도 감는 장면은 현실감을 더했다. 예쁘게만 보이고 싶어하는 여느 여배우들과 사뭇 다르다. 10년에 가까운 무명 세월을 지나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조급하지 않다는 그다.
“이렇게 큰 역할을 처음 해보는데, 감사한 일이죠. 제가 인복이 좋단 생각을 해요. 애정 있게 봐주신 분들 사이에서 시즌2를 바란단 얘기가 나오는데, 저 역시 같은 스태프, 같은 배우분들과 또 만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대명 선배가 촬영장에서 친해진 뒤에 ‘너는 밝은 거 잘할 거 같다’ 고 자주 말씀해주셨는데요, 다음 작품에선 밝은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 뵙고 싶네요.”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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