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기술' 이제훈, "진짜 협상 지금부터…시즌1로 끝내기 아쉬워" [스한:인터뷰]

이유민 기자 2025. 4.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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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협상의 기술' 윤주노 역
마지막 회 자체 최고 시청률 10.3%로 종영
사진= 컴퍼니온 제공 / 배우 이제훈.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배우 이제훈이 "헤어지기 싫다"는 진심 어린 소감으로 종영의 아쉬움을 전했다. JTBC 드라마 '협상의 기술'(연출 안판석, 극본 이승영)은 지난 13일, 12부작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수억 원 대의 돈을 움직이는 펀드와 무너지는 기업, 그리고 그사이를 가로지르는 M&A 전문가의 세계를 조명하며 안판석 감독 특유의 리얼리즘 연출과 묵직한 메시지로 호평받으며,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중 주인공 윤주노 역을 맡은 이제훈이 지난 14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에게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을 고스란히 담은 그의 소회를 직접 들어봤다.

지난 1년 가까이 '윤주노'라는 인물로 살아온 이제훈에게 종영은 어떤 의미였을까. 작품을 떠나보낸 지금의 소감부터 물었다.

"어제 감독님, 배우들, 제작진과 함께 마지막 방송을 시청했는데요. 진짜 '헤어지기 싫다'는 감정이 가장 먼저 들더라고요. 토요일, 일요일에도 방송이 계속될 것 같은 기분인데, 이게 마지막이라니 실감이 안 났어요.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이후 이야기를 꼭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다행히 마지막까지 많은 시청자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새로운 시청자 유입도 계속되면서 좋은 성과로 마무리돼서 정말 기쁘고요. 그런데도 여전히 12부는 짧다는 생각이 들어요. 6주가 유난히 짧게 느껴진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안판석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묵직한 연출 세계로 잘 알려진 그와 작업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졌다.

"감독님의 작품을 보면 배우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시려는 결이 느껴졌어요. 그게 참 좋고, 또 편안하면서도 삶의 향기를 품고 있는 연출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늘 '언젠가 꼭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실제로 함께 해보니 감독님 특유의 연출 방식 덕분에 매일 촬영하면서도 현장이 편안하고 따뜻했습니다. 매일 정시에 끝나는 현장은 처음이었어요. 그만큼 계획적이고, 팀워크가 좋았고, 감독님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사진= 컴퍼니온 제공 / 배우 이제훈.

'윤주노'라는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배우 본인도 많은 준비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부담되거나 어려웠던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윤주노는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협상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의 무게가 매우 무겁다고 생각했어요. 수백억, 수천억의 거래 뒤에는 수천 명의 직원들의 삶이 달려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협상가로서의 태도와 감정 절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감정이 쉽게 드러나선 안 되기에, 눈빛, 말투, 안경을 고쳐 쓰는 행동 하나하나를 계산해서 준비했어요. 감정을 억제하는 연기가 때로는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협상가로서 윤주노의 본질을 보여주는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윤주노'의 백발 비주얼은 극의 분위기와 맞물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같은 외적 설정에 어떤 메시지를 담고자 했는지 '백발'에 담긴 의미를 밝혔다.

"감독님께서 실제로 젊은 나이에 스트레스로 인해 하루아침에 백발이 된 사례를 언급하시며 강하게 원하셨어요. 사실 분장팀도 모두 반대했고, 저도 처음엔 걱정이 많았죠. 매일 3~4시간씩 걸리는 작업이니까요. 그런데 막상 첫 촬영 날 그 백발 분장을 마치고 거울을 봤을 때, 윤주노라는 캐릭터가 완성됐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제 이 인물은 말투, 눈빛, 외형까지 모두 준비됐다고 느꼈죠."

사진= 컴퍼니온 제공 / 배우 이제훈.

촬영 현장에서의 팀워크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M&A팀 네 명의 케미스트리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했다. 배우 간 호흡은 어땠을까.

"김대명(오순영 ) 선배님과는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정말 따뜻한 분이세요. 윤주노라는 인물이 중심을 잡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오순영 변호사 같은 인물이 곁에 있다는 게 저에게 큰 의지가 됐습니다. 곽민정 과장 역의 안현호 배우는 현실에선 너무 밝은 수다쟁이예요.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한층 유쾌했어요. 막내 인턴 최진수 역의 차강윤 배우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친구예요. 질문도 많고, 연기도 잘해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시청률이 상승하며 결국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만큼 많은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배우 본인에게도 유독 기억에 남는 촬영 비하인드가 있었는지 들어봤다.

"에피소드마다 실존할 법한 인물들과 이야기가 등장했기에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2회 산인건설 편에서 윤제문(산인건설 전 대표 이훈민 역) 선배님의 포스는 정말 대단했어요. 차차게임즈 편도 기억에 남고요. 결국 모든 이야기의 중심엔 '사람'이 있다는 걸 다시 느꼈죠. 등장인물들이 후반부에 다시 등장하는 구조도 좋았고요. 정말 매 회차가 새로운 작품 같았어요."

사진= 컴퍼니온 제공 / 배우 이제훈.

작품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만큼 시즌2를 기대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그런 이야기가 오갔는지 물었다.

"대본을 연기하면서 점점 깊이 빠져들었기 때문에, 마지막 촬영쯤엔 다들 '이건 24부작이어야 한다'고 했어요. 어제 마지막 회를 보며 그 생각이 더 확고해졌고요. 윤주노가 풀어야 할 문제도 아직 많고요. 시청자분들께서도 원하신다면 시즌2가 꼭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배우들, 제작진 모두 같은 마음입니다."

작품마다 강한 인상을 남기며 꾸준히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아온 이제훈. 대중이 계속해서 그의 이름을 찾고, 그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우 스스로가 생각하는 '이제훈이라는 배우의 힘'에 대해 들어봤다.

"솔직히 저보다 연기 잘하고 인기 많은 배우분은 많다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저를 찾아주시는 건, 작품에 참여할 때 제가 정말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는 점을 느껴주시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촬영 현장을 늘 '인생의 마지막 작품'처럼 대하거든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요."

사진= 컴퍼니온 제공 / 배우 이제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긴 이제훈. 그렇다면 올해, 팬들의 기억 속에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지 그의 바람을 들어봤다.

"2025년은 정말 쉴 틈 없이 달리고 있어요. '협상의 기술'을 시작으로 영화, 그리고 하반기엔 '모범택시' 시즌3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렇게 팬분들과 꾸준히 소통할 수 있는 한 해가 된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요. 저를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께 만족스러운 작품으로 보답하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진심이 느껴지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마지막까지 '협상의 기술'을 함께해 준 시청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시간. 이들에게 배우가 전하고 싶은 진심은 무엇일까.

"이 드라마는 흔하지 않은 소재였음에도 시청자 여러분께서 따뜻하게 관심을 두시고,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1부부터 정주행하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분명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즌2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아진다면, 저희는 언제든지 모여서 더 멋진 이야기로 돌아오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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