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득표율 90%, ‘이재명 1인 정당’은 위험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두 차례 지역 순회 경선에서 90% 가까운 득표율로 압도적 1위를 달렸다. 첫날 충청권 경선에서 88.15%를 얻은 데 이어 두 번째 영남권 경선에서 90.8%를 얻었다. 이 후보가 1년 전 민주당 대표 연임에 성공한 전당대회에서 기록한 민주당의 역대 최고 득표율(85.4%)을 넘어선 것이다. 권위주의 국가에서나 나올 법한 득표율이다. 과거 제왕적 총재 시절에도 없던 일이다.
이 후보의 압도적 우세는 예상됐던 것이긴 하다. 그가 처음 당대표가 됐을 때만 해도 ‘비(非)이재명’계 일부가 지도부에 들어가 비판적 목소리도 냈다. 하지만 지난 총선 때 그를 견제하던 비명계가 대거 공천 탈락당하고 강성 친명이 그 자리를 차지한 뒤 민주당은 ‘이재명 1인 정당’이 돼버렸다. 그의 극성 지지층인 ‘개딸’에게 찍히면 당선은 고사하고 정치 생명마저 위협받았다. 사실상 당 전체가 이 후보 의중에 따라 움직였고 아부와 칭송만 무성했다. 어느 최고위원은 이 후보를 향해 “민주당의 아버지”라고까지 했다. 그런 풍토에 계엄이 겹치며 90% 득표율이 나온 것이다.
민주당은 다양성과 치열한 내부 노선 투쟁을 개혁의 원동력으로 삼았던 정당이다. 하지만 이 후보가 당대표직을 지낸 3년여간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를 위한 방탄과 입법 폭주에 동원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탄핵 소추안을 30건 발의해 그중 13건을 일방 통과시켰다. 대부분 이 후보 방탄을 위한 정략적 탄핵이었다. 이 후보의 대선 가도에 방해가 되는 당헌·당규는 바꾸고, 그의 정책 구호인 ‘기본 사회’를 당 강령에 명시했다. 이 후보를 위한, 이 후보의 정당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70년 역사의 민주당이 이토록 사당화된 적은 이제껏 없었다. 그런데 그런 정당이 지금 국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이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입법·행정 권력이 완전히 한 사람 손에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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