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철도 등 재난 사고, 국토교통부 ‘셀프 조사’ 말이 되나

최미랑 기자 2025. 4. 2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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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조사처 “조사위 분리” 권고
총괄 부처 소속 이해충돌 가능성
“총리실로 이관해 독립성 확보를”

항공·철도 관련 대형 사고의 원인을 밝힐 때 국토교통부의 ‘셀프 조사’를 막기 위해 사고조사위원회를 국토부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가 나왔다.

입법조사처는 20일 ‘항공·철도 사고조사, 독립성·전문성 강화의 필요성과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사고조사 체계는 조직적·기능적 독립성 측면에서 국제 기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각 국가 항공사고 조사 주체가 항공당국 등으로부터 독립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국토부 소속 기관으로 돼 있어 대형 사고가 벌어질 때마다 독립성 논란이 불거졌다.

사조위의 독립성 문제는 지난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항공 정책에 책임 있는 국토부 인사들이 사조위에 참여했고,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무안공항 시설물(방위각 시설의 콘크리트 둔덕)에 대해 국토부가 “문제가 없다”며 선을 그으면서 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당시 불거진 ‘셀프 조사’ 논란은 국토부 출신 인사를 사조위에서 전원 배제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고 입법조사처는 지적했다. 항공·철도 정책을 수립하고 제도 집행·감독까지 총괄하는 국토부가 사고 원인 조사를 맡게 되면 이해충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예산과 인사권 등 핵심 행정 기능이 국토부에 종속돼 사조위의 실질적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이 어렵다”는 점을 근본적 문제로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사조위를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봤다.

사조위를 국토부 산하 외청으로 개편하거나, 항공·철도·해양·도로 등 전 분야의 대형 재난사고를 통합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있다.

입법조사처는 사고조사위원 임명 때 미국이나 일본처럼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제언도 내놓았다. 의회를 통해 행정부를 견제해야 조사 결과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서다.

한편 12·29 여객기 참사 원인을 규명할 사조위는 지난 1월16일부터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21일부터 유가족에게 사조위 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민간 전문가 자문단’을 운영한다.

항공 전문가(최대 20명)가 사조위 발표 내용을 유가족협의회 쪽에 상세히 설명토록 해 전문지식 부족에 따른 불편과 오해를 줄이려는 것이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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