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당 가라’는 안철수에 나경원 “이 당 저 당 다닌 분이 떠나라”

나경원 국민의힘 경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후보. 각 캠프 제공

나경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전광훈당으로 가서 경선을 치르라’고 한 안철수 후보를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당을 떠나라”고 반격했다. 안 후보는 “정신 차려라”고 응수했다. 국민의힘 경선 ‘4강’ 마지막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것으로 평가되는 두 후보의 신경전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나 후보는 20일 오후 페이스북에서 “대선 때마다 이 당 저 당 다니면서 출마한 분이 위기의 순간마다 분열의 씨앗을 뿌리고, 내부 총질로 경선판을 흐리고 분열을 획책하려는 저의가 개탄스럽다”며 “우리 당이 역사를 부정하고 당원과 지지자들을 모욕하는 해당 행위와 다름없다”고 적었다.

이어 “보수 행세하며 당을 흔들지 말 것을 준엄히 경고한다”며 “남의 둥지에 알 낳고 다니는 뻐꾸기 그만하시고, 차라리 탈당해서 안철수당 만들어 갈 길을 가시라”고 했다. 제3지대와 민주당 계열 정당, 보수 정당 등을 거친 안 후보의 이력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나 후보와 김문수·홍준표 후보에게 “탄핵 정국 당시 전광훈 목사와 보조를 맞추며 극우의 길을 함께했던 세 분은 분명히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세 후보와 달리, 탄핵에 찬성한 자신이 ‘정치적 정당성’이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전 목사의 출마에 동의하냐. 아직도 그의 노선에 함께하냐”며 “만약 여전히 전 목사의 생각을 따르고 그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겠다면, 전광훈당으로 가서 경선을 치르라”고 적었다. 전 목사는 지난 19일 자유통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전 목사와 같은 생각이냐는 자신의 공격에 나 후보가 ‘탈당하라’고 역공을 펴자, 안 후보는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내부 총질이라니 정신 차리라”며 “나 의원님이 보이신 행보 그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받아쳤다.

국민의힘에선 8명의 경선 후보 가운데 홍준표·김문수·한동훈 후보가 ‘3강’을 형성했고, 나 후보와 안 후보가 2차 경선에 진출할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겨루는 것으로 분석된다. 21∼22일 ‘100%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2차 경선 진출자 4명을 가릴 예정이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