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재단 내외부 연계 확대…플랫폼 기능 강화할 것”
- 부산예총·영화의전당 등 찾아
- 시민 문화 향유영역 확장 모색
- 창작 지원 일관된 시스템 도입
- 예술단체 사전 구축 등 계획도
부산문화재단 오재환(59) 대표이사를 만났다. 오 대표는 지난 1월 17일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 석 달이 갓 지났고 곧 100일째를 맞는다. 지금쯤이면 새로운 방향과 장·단기 과제에 관해 좀 더 또렷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부산문화재단은 부산 문화·예술을 이끌고 지원하며, 시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비중 높은 공공적 문화예술 기관이다. 지난 15일 부산 남구 감만창의문화촌에 있는 문화재단의 오 대표 집무실로 찾아갔다.

이날 나눈 1시간여 대화는 이렇게 압축된다. “문화재단의 플랫폼 기능을 강화한다. 플랫폼 기능의 핵심은 연계(링크)다. 이를 위해 조직 체계를 새롭게 배열하고 내부뿐 아니라 외부와 소통을 강화하는 조직 문화를 만든다. AI로 대변되는 시대 급변 속에 전통의 지원·기획·실행 조직에 머물지 않고 걸맞은 모색·실천을 해야 한다. 시민이 문화를 향유하는 접점을 확장하는 데 힘쓴다. 직원 역량 강화 기회를 늘린다.” 핵심은 플랫폼 기능 강화이며 거기서 다른 방침은 뻗어 나온다.
“취임 뒤 모든 직원을 한 번 이상씩은 만났고 외부 기관도 열심히 찾아갔습니다.” 외부는 “부산예총, 부산민예총, 박물관, 미술관, ㈔부산과학기술협의회, 문화정책 세미나 궁리정담, 부산문화회관, 영화의전당, 구 단위 기초문화재단 등”이라고 했다. 부산근현대역사관, 부산시설공단, 부산관광공사, 문화예술교육 관련 기관도 대상에 포함된다. “클래식부산, 부산시 문화국과도 소통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외부 기관이 문화재단과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다”고도 말했다.
오 대표는 ‘연구자’ 출신 문화재단 대표다. 부산연구원에서 20년 동안 문화 영역을 중심으로 정책을 연구했고, 부원장을 지냈다. 실행을 목표로 한 통계·조사 기반 실증적 문화정책 연구로 그는 이름이 높았다. 자연스럽게 문화재단과 관련된 일도 많이 했다. 이런 배경을 가진 연구자가 대표로 왔을 때, 예술가·교수·언론인 출신 역대 대표와는 또 어떻게 다를까? 그는 “정책 연구가 돼 있는 편이어서 부산 문화의 흐름 전반이나 시의 정책 방향, 자원 분포 등을 종합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답했다.
그는 대표로서 ‘특정 예술 분야 개별 프로젝트’를 강조하거나 구현하는 데는 크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대신 일관성 있는 시스템 자체를 짜고, 필요한 변화를 조직에 충전하는 데 꽂힌 느낌을 받았다. 그런 그는 왜 플랫폼 기능 강화를 강조할까. 시대는 급변하며, 부산은 큰 도시이고, 부산문화재단은 규모가 큰 광역 재단이라는 상황과 연관된다. “우리 같은 광역 재단은 문화·예술·교육·시민생활 관련 도시의 많은 단체와 자원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연계해 시민이 문화와 만나는 접점을 확장하는 데서 실질적·중심적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대표가 지난달 1일 자로 단행한 조직 개편에도 그런 판단이 적용됐다.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 규모는 3년 새 2배가 증액돼 85억 원에 달합니다. 원래 이 지원금 사업을 맡던 예술진흥본부를 ‘예술창작본부’로 개칭하고 산하 예술지원팀을 창작지원 1팀과 2팀으로 나눈 건 전문성·효율성을 높이는 대응입니다. 청년문화팀을 청년융합예술팀으로 바꾼 건 일회성 지원 대신 씨앗-성장-성숙 단계를 거쳐 창업까지 가도록 돕는 일관된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정책연구센터를 정책기획센터로 바꾼 건 막연함을 털고 더욱 구체성 높은 과업을 수행하기 위함입니다.”
이와 함께 문화유산팀은 글로벌문화팀으로 바꿔 조선통신사 기념사업을 잘 유지하되, 문화 다양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문화 영역을 강화해 보자는 의도를 담았다. 이런 기준을 외부로 확장하면 플랫폼 기능 강화는 “다채로운 단체·자원과 ‘연계’해 협업 구조를 만들어 문화예술교육·관광·과학·인문 등에서 시민 문화 향유 영역을 넓히는” 데로 향한다. 예술문화 단체 사전 등 시스템을 구축해 지원 절차를 간소화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강화하는 시책, 문화예술지원 방식 개선 등도 계획 중이다. 그는 일관되게 “일회성 말고 구조”를 말했다.
조직 구성원 활력 증진과 역량 발전을 위한 대책, 비전 공유, 위탁 사업 정비나 자율권 증진 등 과제는 많다. 오 대표는 “중장기 비전 도출을 위한 2035 비전 수립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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