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매력 포인트는 미모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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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신실(21)을 좋아하는 골프 팬이 의외로 많다.
K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 중 인기 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다른 선수들의 스윙이 기계에서 찍어나온 천안 호두과자라면 방신실의 스윙은 피자 달인이 반죽을 직접 빚어 만든 피자다.
외모만 내세우고 골프 기량이 뒷받침되지 않은 선수들을 보아온 골프 팬들의 눈은 진국을 가려낼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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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방신실(21)을 좋아하는 골프 팬이 의외로 많다. K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 중 인기 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눈길을 끄는 미모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그에게 호감을 갖는 골프 팬의 층은 매우 두껍고 넓다.
방신실 매력의 기본은 호쾌한 장타다. 2부리그인 점프투어에서 활동하다 지난해부터 1부리그에 동참한 이동은(20)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장타 1위 자리는 방신실 몫이었다. 올 시즌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241.63m로, 이동은(242.16m)에 이어 2위다. 통계상으로 1m 미만의 차이가 나지만 실제 경기에선 방신실이 이동은의 비거리를 능가할 때도 자주 있다.
스윙 폼도 남자처럼 호쾌하다. 우리나라 여자 선수들의 스윙은 정통적이면서도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있다. 골프를 배울 때부터 부드러우면서도 교과서적인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스윙을 터득하기 때문이다.
다른 선수들의 스윙을 보다가 방신실의 스윙을 마주하면 절로 탄성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다른 선수들의 스윙이 기계에서 찍어나온 천안 호두과자라면 방신실의 스윙은 피자 달인이 반죽을 직접 빚어 만든 피자다. 중심축을 지키면서도 헤드 스피드가 빠르고 상체의 꼬임을 극대화할 줄 안다. 그를 에워싼 갤러리들은 그의 드라이브 샷을 보는 것만으로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통쾌함과 시원함을 맛본다.
방신실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미모와 거리가 있는 평범한 외모다. 그의 외모는 길 가다가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얼굴이다. 적당히 도드라진 광대뼈, 쌍꺼풀을 하지 않은 눈, 일종의 토속미를 느끼게 하는 얼굴 윤곽은 골프 팬들에겐 오히려 친근함을 준다. 그럼에도 키가 173cm이니 눈길을 끈다. 평범한 외모를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빼어난 미모를 가진 사람을 부러워는 하지만 친근감은 못 느낀다. 시원스런 키와 소박한 외모에 누구나 부러워할 호쾌한 스윙으로 장타를 날리니 골프채를 잡아본 사람이라면 그를 좋아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
외모를 내세우지 않으니 평소 행동거지도 나대지 않고 소박해 골프 팬들의 사랑을 촉발한다. 외모만 내세우고 골프 기량이 뒷받침되지 않은 선수들을 보아온 골프 팬들의 눈은 진국을 가려낼 줄 안다.
방신실은 동갑내기 윤이나와 함께 KLPGA투어의 아이콘으로 부상했으나 윤이나가 지난해 말 LPGA투어로 무대를 옮긴 뒤 자신 몫의 자리를 꿰차지 못한 느낌이었다. 새로운 신인들이 등장한 데다 퍼팅감이 살아나지 않았다.
그러나 딱히 부진한 것도 아니었다. 3월의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27위로 출발했으나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 공동 10위로 예열을 마치고 iM금융 오픈에서 아쉽게 공동 2위에 오른 뒤 20일 경남 김해의 가야CC에서 막을 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루키 시즌이었던 2023년 E1 채리티 오픈과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을 제패했으나 지난해 무승으로 보내고 1년 6개월 만에 KLPGA투어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선두에 2타 뒤진 채 마지막 3라운드를 출발한 방신실은 보기 없이 7언더파 65타를 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2위 마다솜을 1타 차로 제쳤다. 이날 최종 라운드는 한때 공동 선두가 9명에 이를 정도로 치열했으나 장타를 무기로 14·15번 홀과 17·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면서 우승을 결정지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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