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제로됐지만, 의협·의대생 “의료 개악 중단돼야”

곽래건 기자 2025. 4. 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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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서 2만5000명 모여 궐기대회
20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의료 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의협은 의사, 의대생, 전공의 등 2만5000명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추산했다./뉴스1

대한의사협회와 의대생, 전공의 등이 집회를 열고 “윤석열표 의료개악이 여전히 강행되고 있다”며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등 정부의 의료 개혁 정책 전면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궐기대회’를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의협은 이날 2만5000명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사전에 참석 의사를 밝힌 의대생들이 약 8000명이었다고 한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의 미래와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의료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멈출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의대생 여러분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며 “여러분이 시작한 외침은 옳았다”고 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와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을 응원한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7일 내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확정 발표했다. 원래 ’의대생 전원 복귀‘가 원칙이었지만 의대생들의 복귀율이 25%에 그쳤는데도 증원을 취소한 것이다. 정부의 양보에도 의협은 정부를 추가 압박하기 위해 집회를 진행했다.

의협은 정부의 의료 개혁을 ‘의료 농단’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책 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고, 의료 현장 현실과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의료 정상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표 의료 개악, 국민이 무너진다” “의료붕괴 책임자들, 즉각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 참석자는 “목숨 걸고 싸우자”고 외치기도 했다.

의협은 결의문을 통해“전공의 및 의대생의 요구안을 포함한 보건의료 정책 전반을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지속 가능하게 재설계하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현재 추진 중인 정책은 모두 폐기하고, 의협과 다시 상의하라는 주장이다. 의대생과 전공의에 대한 사과와 입학 정원 조정도 요구했다.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은 3058명이지만, 정원은 5058명이니, 이를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집회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강경 투쟁을 주도하던 인사들도 참석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느냐”면서 “정부는 왜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선우 의대·의전원 학생협회 비대위원장은 “(의료 개혁은) 탁상에서만 노는 문과 관료들의 태만과 무능력을 절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 만난 의대생들은 “학교로 돌아갈 의사가 없다”고 했다. 한 고려대 의대생은 “모집 인원이 원래대로 돌아갔지만, 의대 증원 문제는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의 일환인 만큼 정책이 폐기되지 않는 한 학교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한 가천대 의대생은 “바뀐 것이 없다고 생각해 학교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내년도 의대 정원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되돌린 것에 대한 후폭풍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원에 대비해 수백억 들여 시설을 확충하고 교수를 늘린 대학들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의대 증원에 대비해 대입을 준비하던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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