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로 왔는데…체포 당한 외노자
불법 체류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이주민단체 '인권유린 발생' 주장
21일 수원출입국에서 기자회견

임금체불 때문에 고용노동부를 방문했던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가 불법체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이주민 단체는 경찰이 현장에서 A씨에게 수갑을 채운 점, 조사 과정에서 통역 동석을 받아들이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인권유린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20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8일 필리핀 국적 30대 A씨는 수원시 장안구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서 임금체불 진정인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용인 한 석재공장에서 일하다 지난해 11월 퇴직한 뒤 퇴직금과 연차수당 등 약 5000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진정서를 고용노동부에 냈다.
당시 진정인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려던 A씨는 공장 관계자와 마주치면서 시비가 붙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 체류 기간이 만료된 것을 확인한 뒤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갑을 채워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이후 이주민 인권단체 관계자가 A씨 통역을 돕기 위해 경찰 조사과정에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경찰이 이를 거절했다.
경찰은 A씨와 공장 관계자가 폭행 등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A씨에 대해서만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출입국관리소로 인계했다.
공장 관계자는 귀가 조치했다.
고기복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는 "미등록자라는 이유로 노동청 안에서 수갑을 채우는 등 행위는 이주민 인권을 무시한 일방적 단속"이라며 "A씨 경찰 조사 과정에도 동석하겠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출입국은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와 함께 비자를 발급해 노동청이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오는 21일 수원출입국외국인청 앞에서 단속 행태를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판단에 따라 도주 우려 등 이유로 수갑을 채울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A씨는)출입국에 인계한 상태"라며 "외국인 조사를 진행할 경우 통역을 쓰는 게 원칙이지만 출입국관리법 위반은 출입국관리소에서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통역사 동석이 필요했던 상황은 아니었다"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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