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 생수병 갈아만든 中 '가짜 재활용 원료'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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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가짜 재활용 페트 원료가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재활용 페트 원료가 국내에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점을 노린 중국 업체들이 멀쩡한 새 페트병을 재활용 원료로 둔갑시켜 국내에 들여오고 있어서다.
새 페트병을 재활용 원료로 둔갑시키는 중국산과 달리 폐페트병 수거와 분류, 세척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페트병 재활용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중국산 가짜 원료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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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중국산 1만2000t 유입
일반페트 수입가보다 비싼점 노려
韓 장악한 中…국내는 고사위기
"정부가 그린워싱 단속해야"
중국산 가짜 재활용 페트 원료가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재활용 페트 원료가 국내에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점을 노린 중국 업체들이 멀쩡한 새 페트병을 재활용 원료로 둔갑시켜 국내에 들여오고 있어서다. 플라스틱 재활용 원료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인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동시에 단속 및 처벌 수위를 높여 중국산 가짜 원료 유입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재활용 페트 시장 장악한 중국
20일 재활용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유입된 가짜 페트 재활용 원료는 1만2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원산지는 대부분 중국이다. 중국 본토에서 오거나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제3국을 통해 들어왔다. 국내 최대 재활용 원료 생산업체 A사 등이 최근 중국 원료의 원소를 분석한 결과 재활용 원료에 반드시 묻어 있는 이물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사 관계자는 “재활용 페트병은 어떤 화학 처리 과정을 거쳐도 이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여러 차례 실험했음에도 중국산 원료에서 이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건 새 페트병을 부수고 화학 처리해 재활용 제품인 것처럼 둔갑시켰다는 것 외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재활용 원료가 새 페트병보다 비싼 점을 노린 ‘그린워싱’이란 얘기다.
중국산 재활용 페트 원료 수입가는 ㎏당 1450원이다. 일반 페트 수입가는 ㎏당 1300원을 밑돈다. 새 페트병을 재활용 제품으로 바꾸면 더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셈이다. 환경부의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 제고 정책의 빈틈을 중국 기업들이 파고든 것이다.
이로 인해 국산 재활용 페트는 설 자리를 잃었다. 원료 가격이 ㎏당 2000원에 달해서다. 새 페트병을 재활용 원료로 둔갑시키는 중국산과 달리 폐페트병 수거와 분류, 세척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로 들어온 중국산 가짜 재활용 페트 원료 1만2000t은 대부분 섬유 원료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실효적인 그린워싱 방지책 필요”
업계에선 페트병 재활용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중국산 가짜 원료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내외 기업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방침에 따라 재활용 페트 원료 사용량과 사용처를 늘리는 추세다. 효성티앤씨는 재활용 페트 원료를 활용해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생산하고 있고, 블랙야크 등 패션업체들도 옷 만드는 데 페트 원료를 활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가짜 재활용 원료는 국내 재활용업계를 고사시킬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ESG 경영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단속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가짜 재활용 원료는 유럽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유럽은 새 페트병이 재활용 원료로 둔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증 및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에서도 정부가 재활용 원료 검증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고, 강력한 제재 조치를 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한 재활용업체 대표는 “환경부가 수입 재활용 원료 인증 제도를 강화하는 동시에 국산 재활용 원료를 구매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국내 업계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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