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색을 짝사랑하는 화가가 그린 밤 풍경의 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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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모든 것을 모호하게 만든다.
벨기에 브뤼셀 태생의 화가이자 조각가 해롤드 앤카트는 밤 풍경이 만들어내는 이 변화와 변신에 주목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은 총 5점으로 모두 밤의 풍경을 중심으로 전개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화가에게 색이란 자녀와 같아서 모든 색을 사랑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오랫동안 푸른색을 짝사랑해왔다"며 "밤 풍경을 그리기로 정한 이유 중 하나도 내가 사랑하는 파란색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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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안 갤러리 소속 벨기에 화가
"파란색 맘껏 쓰고파 밤 풍경 그려"
구상과 추상의 경계 허물어

밤은 모든 것을 모호하게 만든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도시의 풍경을 이루는 윤곽선은 흐릿해지고 낮과는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같은 사물이라 할지라도 시간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벨기에 브뤼셀 태생의 화가이자 조각가 해롤드 앤카트는 밤 풍경이 만들어내는 이 변화와 변신에 주목했다.
가고시안 소속인 작가의 신작 회화가 한국에서 공개됐다. 지난 3일부터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APMA 캐비넷에서 열린 작가의 개인전 ‘좋은 밤’을 통해서다. 앤카트의 작품은 캄캄한 밤이 연상되는 어두운색 배경 위에 쌓인 역동적이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밝은색이 두드러진다.
작가의 작업 방식을 듣고 나면 그에게 오일 스틱이 최적의 재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나는 주도적으로 작품을 만드는 타입이라기보다 회화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물감이 이끄는 대로 표현하는 쪽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 실루엣을 정해놓지 않고 작업 과정 중에 떠오르는 대로 선을 그리고 색을 채워 넣는 것을 반복하며 작품을 완성한다. 오일 스틱은 손으로 잡고 캔버스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붓이나 나이프보다 빠르고 직관적인 표현에 적합하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은 총 5점으로 모두 밤의 풍경을 중심으로 전개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화가에게 색이란 자녀와 같아서 모든 색을 사랑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오랫동안 푸른색을 짝사랑해왔다”며 “밤 풍경을 그리기로 정한 이유 중 하나도 내가 사랑하는 파란색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소개했다.
그의 작품들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으로 이뤄졌다. 두 점의 캔버스 위로 어둠이 내린 하늘과 암석에 둘러싸인 수면이 떠오르고, 다른 두 작품에서는 나무와 다양한 식물 군집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반면 전시명과 동일한 제목의 작품 ‘좋은 밤’은 창문이 열린 빌딩으로 관객을 이끈다. 작가가 어딘가에서 본 풍경인지, 꿈에서 본 기억인지 궁금해지는 이 장소에 대해 그는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무엇을’ 그리냐보다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해석하냐가 더 중요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전시장 구성에도 관여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의 프로젝트 공간인 APMA 캐비넷은 원래 벽면이 유리로 돼 있다. 하지만 친밀한 분위기에서 작품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는 작가의 바람에 유리 벽면을 캔버스 색감의 패브릭으로 덮고 의자를 마련해 작품을 보다 편하고 내밀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이 공간에서의 전시는 5월 16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강은영 기자 qboom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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