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원도심에서 피어나는 희망 ‘꿈의 오케스트라’

최기주 2025. 4. 20. 17:1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인천 서구 신현동 서구드림 아카데미에서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최기주 기자

"틀려도 괜찮아 얘들아. 우리 다시 해 볼까? 자 하나, 둘!"

지난 18일 오후 5시 인천 서구 신현동의 서구드림 아카데미에서는 초등학생 수십 명이 클래식 콘서트에서나 볼 법한 첼로, 플루트 등을 연주하고 있었다.

음이 가지각색으로 튀며 엉성한 모습도 보이고, 뭘 할지 몰라 곁눈질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악기를 다루는 아이들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타악기를 연습 중인 한 학생(10)은 "엄마가 첼로를 하라고 했지만 큰 북이 멋있어 보여서 연습하게 됐다. 북을 칠 때마다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악기도 만져보고 친구들과도 놀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13)은 "친구들과 같이 모여 악기를 배우다 보니 더 돈독해지는 것 같다"며 "신기한 악기도 많아서 이것저것 배워보고 싶다. 지금은 작은 북을 치는데 나중에는 트럼펫도 불어보고 싶다"고 했다.
인천 서구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첼로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이곳에 모인 학생들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인천 서구' 교육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아동·청소년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인천서구문화재단이 공모사업에 도전해 인천 최초로 선정됐고, 현재 44명의 초등 3~6학년 학생이 열심히 악기를 익히고 있다.

학생들은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베이스, 플루트, 클라리넷, 트럼펫, 타악기 등 7개 악기 중 하나를 각자 선택해 매주 수·금요일 개별 악기 교육을 받고 합주 연습을 한다.

지난 3월 중순 첫 연습을 시작해 아직 서툴지만 아이들의 호응이 뜨겁다는 게 강사들과 재단 측 설명이다.

해당 사업은 사회취약계층 아동과 악기 교육 경험이 6개월 미만인 아동을 먼저 선발한다.

소외되는 아동과 청소년 없이 모두가 음악을 통해 삶의 가치를 찾도록 돕는 것이 꿈의 오케스트라의 비전이기 때문이다.

교육 공간이 청라·검단 등 신도시가 아닌 원도심 신현동에 마련된 것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천 서구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꿈의 오케스트라는 1975년 음악 교육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추구했던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에 뿌리를 둔다.

베네수엘라 빈민가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마약, 총기 사고 등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스스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엘 시스테마는 전 세계 각지에서 실력있는 연주자, 지휘자를 배출하는 등 사회 변화와 기적의 상징으로 조명되고 있다.

서구 꿈의 오케스트라 바이올린 강사로 합류한 엘 시스테마 출신 마리(30) 씨는 "엘 시스테마와 꿈의 오케스트라는 음악 교육보다도 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사회화를 이끄는 것이 더 큰 목적"이라며 "이는 나처럼 계속 음악을 할 계기가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평생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 된다"고 했다.

자신만의 꿈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의 첫 번째 목표는 오는 11월 29일 청라블루노바홀에서 열릴 첫 정기 연주회다.

이종원 서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꿈의 오케스트라 교육이 아이들이 저마다의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아이들이 프로그램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최기주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