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원도심에서 피어나는 희망 ‘꿈의 오케스트라’

"틀려도 괜찮아 얘들아. 우리 다시 해 볼까? 자 하나, 둘!"
지난 18일 오후 5시 인천 서구 신현동의 서구드림 아카데미에서는 초등학생 수십 명이 클래식 콘서트에서나 볼 법한 첼로, 플루트 등을 연주하고 있었다.
음이 가지각색으로 튀며 엉성한 모습도 보이고, 뭘 할지 몰라 곁눈질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악기를 다루는 아이들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타악기를 연습 중인 한 학생(10)은 "엄마가 첼로를 하라고 했지만 큰 북이 멋있어 보여서 연습하게 됐다. 북을 칠 때마다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악기도 만져보고 친구들과도 놀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했다.

이곳에 모인 학생들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인천 서구' 교육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아동·청소년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인천서구문화재단이 공모사업에 도전해 인천 최초로 선정됐고, 현재 44명의 초등 3~6학년 학생이 열심히 악기를 익히고 있다.
학생들은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베이스, 플루트, 클라리넷, 트럼펫, 타악기 등 7개 악기 중 하나를 각자 선택해 매주 수·금요일 개별 악기 교육을 받고 합주 연습을 한다.
지난 3월 중순 첫 연습을 시작해 아직 서툴지만 아이들의 호응이 뜨겁다는 게 강사들과 재단 측 설명이다.
해당 사업은 사회취약계층 아동과 악기 교육 경험이 6개월 미만인 아동을 먼저 선발한다.
소외되는 아동과 청소년 없이 모두가 음악을 통해 삶의 가치를 찾도록 돕는 것이 꿈의 오케스트라의 비전이기 때문이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1975년 음악 교육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추구했던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에 뿌리를 둔다.
베네수엘라 빈민가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마약, 총기 사고 등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스스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엘 시스테마는 전 세계 각지에서 실력있는 연주자, 지휘자를 배출하는 등 사회 변화와 기적의 상징으로 조명되고 있다.
서구 꿈의 오케스트라 바이올린 강사로 합류한 엘 시스테마 출신 마리(30) 씨는 "엘 시스테마와 꿈의 오케스트라는 음악 교육보다도 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사회화를 이끄는 것이 더 큰 목적"이라며 "이는 나처럼 계속 음악을 할 계기가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평생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 된다"고 했다.
자신만의 꿈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의 첫 번째 목표는 오는 11월 29일 청라블루노바홀에서 열릴 첫 정기 연주회다.
이종원 서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꿈의 오케스트라 교육이 아이들이 저마다의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아이들이 프로그램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최기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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