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처음 입 연 한덕수 "노코멘트, 아직 결정 안 해"... 대권 의지 열어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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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No comment)"라며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20일 공개된 외신 인터뷰에서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보수 진영에서 한덕수 차출론에 불을 지피는 상황에서 자신 역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의중을 내비친 셈이다.
한 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민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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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권한대행과 대통령 업무 차이 없다"
민주 "심판이 선수로 뛰나" 즉각 사퇴 촉구
국힘 대권 주자들 환영과 견제 엇갈린 반응
金 "김덕수라도 힘 합쳐야" 洪 "나쁜 뉴스 아냐"
나경원 "당당하지 못한 행보... 아쉽다" 불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No comment)"라며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20일 공개된 외신 인터뷰에서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보수 진영에서 한덕수 차출론에 불을 지피는 상황에서 자신 역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의중을 내비친 셈이다. 한 대행이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선 한 대행의 메시지가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심판이 선수로 뛰려한다'며 즉각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에선 보수 진영 붐업을 위해 나쁘지 않다는 환영과 동시에 애매모호 행보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견제구를 날리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대선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 한 대행은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한 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민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통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 대행이 자신의 대권 관련 생각을 밝힌 건 최초다. 한 대행은 지난 14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미국발 통상 전쟁 대응과 관련해 "저에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도 대선 출마와 연관 짓는 정치적 해석이 뒤따랐다.
한 대행은 인터뷰 내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선출되지 않은 총리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하는 데 대한 우려에 대해 "나의 권한은 헌법과 관련 법률에서 비롯된다"며 "권한대행과 선출된 대통령 간에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에 차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 파면 사태로 국정 공백을 염려하는 대외적 우려를 불식하려는 전략적 발언이었다 해도, 선출되지 않은 권한대행과 선출된 대통령 권력을 동급에 놓는 것은 무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대행은 안보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국정 철학을 피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든 주한미군 철수 카드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이슈에 대해 "현재로서는 안보 문제를 논의할 '명확한 틀(clear framework)'은 없다"며 사안의 성격에 따라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와 체결한 2만8,500명의 주한미군 주둔 관련 협정을 다시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해선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기존 기조를 재확인했다. 한 대행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상호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통으로 분류되는 한 대행은 "우리의 산업 역량, 금융 발전, 문화, 성장, 부는 미국의 도움 덕분"이라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원조와 기술 이전, 투자, 안보 보장 등이 한국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우 편리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한 대행이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자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의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당장 대행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맹공을 폈다. 대선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해야 할 심판이 선수로 뛰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것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대권 욕망에 사로잡혀 본인의 책무를 망각한 것도 모자라 대권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힘써야 할 권한대행이 대권 도전만 저울질하고 있는 현실을 국민께서 납득하실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한대행 자리를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한 징검다리쯤으로 여기는 한 대행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공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반응은 엇갈렸다. 대권 도전에 나선 김문수 전 장관은 "한덕수가 아니라 김덕수 등 누구라도 이재명을 꺾는다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반명 빅텐트 필요성을 강조했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밋밋한 경선에서 국민적 흥미를 자아내니 나쁜 뉴스가 아니다"고 반겼다. 다만 나경원 의원은 "한 대행의 행보가 당당하지 않다. 조금 아쉽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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