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 빠진 '한국인의 밥상', 최수종과 새로운 여정

우다빈 2025. 4. 2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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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과 함께 새 출발한 KBS '한국인의 밥상'
제작진, 우리 문화의 원료와 뿌리 찾는 사명감으로 임해
최수종 "우리네 아버지, 아들, 삼촌, 이웃집 형 역할 될 것"
최불암이 14년간 이끈 '한국인의 밥상'을 떠난다. KBS 제공

'한국인의 밥상'이 14년의 역사를 쓴 최불암 후임으로 최수종을 선택했다. 이는 최수종이 갖고 있는 국민적 호감도가 크게 기여했다. 최불암은 최수종의 발탁에 크게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최불암이 갖고 있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새 후임의 등장은 적응 기간이 필요할 터다. 앞서 '전국노래자랑'의 경우 김신영 남희석까지 이어오면서 안정기로 접어드는 단계가 있었다. '한국인의 밥상' 또한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KBS '한국인의 밥상'은 한 끼 식사에 담긴 문화와 역사, 지역 공동체 이야기를 기록하고 추억과 그리움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4~5%대를 유지하며 장수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오던 '한국인의 밥상'은 700회를 맞이해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14년 3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최불암이 하차, 후임 프리젠터로 최수종이 배턴을 이어받게 됐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소재는 제목처럼 '밥상'이지만 단순히 요리 소개에 그치지 않는다. 임기순 PD에 따르면 '한국인의 밥상'은 밥상에 담겨 있는 삶의 희로애락, 추억과 그리움, 조상의 숨결이나 지혜도 녹아 들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진은 매주 지역과 계절별로 음식 속에 담긴 공기와 이야기를 발굴하며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적 가치까지 전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프리젠터의 역할이 주요하다. 14년간 프리젠터 자리를 지킨 최불암은 14년간 단 2주의 휴가만 받으며 매주 전국을 헌신적으로 돌아다녔다. 이는 우리 문화의 원료와 뿌리를 찾고자 하는 사명감 때문이라는 임기순 PD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인의 밥상'의 최불암이 갖고 있는 상징성과 무게감을 돌아본다면 프리젠터의 교체가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4년간 이웃들을 만나고 밥상을 받았던 최불암은 단순히 스타 이상의 존재였다. 특히 최불암은 이웃들의 사연을 특유의 톤과 분위기로 잘 풀어내면서 때로는 공감, 때로는 여운을 남겼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정취를 즐기며 음식을 맛보는 것만큼 더 가까이 있을 수 있을까. 이처럼 '한국인의 밥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최불암의 이야기로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임 최수종의 책임감도 막중할 터다.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최수종은 "선생님의 그림자를 밟을세라 조심하면서 그 발자국을 뒤따라가겠다"라면서 "처음부터 한꺼번에 바꾸려고 하기보다 '한국인의 밥상'이 최수종화 되도록 하나하나 익혀가면서 촬영에 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최불암이 아버지의 시선이었다면 최수종은 우리네 아버지, 아들, 삼촌, 이웃집 형이나 오빠의 역할을 자처한다.

최수종에겐 최불암과 같은 관록은 없지만 국민적 호감이 있다. 한 예능 작가 A씨는 본지에 "최수종은 국민배우이면서 동시에 사랑꾼 이미지 등으로 대중에게 큰 호감도를 형성한 배우다. 예능과 다큐멘터리 등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러한 모습들이 '한국인의 밥상'의 콘셉트·테마와 적합했을 것"이라면서 "최수종은 '태조영' '태조왕건' '해신' '고려거란전쟁' 등 사극 이미지로 익히 알려졌지만 선한 영향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과거 기부와 자원봉사 등 끊임없이 선행을 이어왔다. 이러한 호감도 덕분에 최불암의 후임으로 등장했을 때 시청자들의 우려는 타 후임보다 비교적 적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시청률 적으로는 아직까지 큰 폭은 없다. 699회 4.2%에서 700회 4.1%, 701회 4.8%까지 이전과의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월 30일 최불암이 긴 휴가를 가면서 고두심이 대신 내레이션을 맡았던 690회에서는 6.6%로 훌쩍 뛰었으나 최수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고 볼 순 없는 성적이다. 다만 성적으로 속단하긴 이르다. 최수종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전국노래자랑'의 MC 교체 과정을 떠올리게 만든다. 45년간 방영된 국내 최장수 예능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 故 송해의 후임으로 김신영이 발탁됐다. 그러나 시청률 등의 문제로 1년 6개월 만에 하차했다. 이후 남희석이 빈자리를 채웠다. 남희석의 첫 방송(2024년 3월 31일)은 5.5%를 기록했으나 점차 상승 올해 2월 2일 7.5%를 기록했다. 지난달 16일에도 7.3%의 수치를 보이며 안정권의 궤도에 진입했다.

새 진행자를 맞이하는 건 장수 프로그램이 겪는 숙명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밥상'이 최수종이라는 새 길라잡이를 통해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감이 크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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