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휠라 대신 비트로. 겉과 속 모두 변신 꾀하는 일병 권순우

김종석 2025. 4. 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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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입대 후 처음으로 부산오픈을 통해 공식대회에 복귀한 국군체육부대 권순우. 부산오픈 조직위 제공

한국 남자 테니스의 기대주 권순우는 올해 1월 입대했습니다. 

18개월 병역 의무에 들어간 그는 군인 신분으로 20일 끝난 부산오픈 챌린저에 처음 출전했습니다. 모처럼 팬 앞에 나섰지만 아쉽게 2회전(16강전)에서 탈락했습니다. 신병 교육훈련을 마친 뒤 경북 문경에 있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운동을 재개했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나 봅니다. 권순우는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몸 상태의 30%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훈련소 퇴소 후 훈련량이 부족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입대 동기인 홍성찬과 정윤성(복식에만 출전)은 부산오픈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권순우의 부산오픈에서의 플레이 모습. 부산오픈 조직위 제공

이번 대회에서 권순우는 메인 스폰서인 휠라의 의류와 테니스화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상무의 협찬업체인 비트로의 용품을 사용했습니다.

지난해 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뒤 개인 스폰서 허용 문제를 제기해 아직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력에 직결되는 라켓과 신발이라도 선수가 원하는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권순우 역시 평소 신던 신발과 다른 브랜드를 착용해야 했던 것이죠. 그래서 경기력에 영향을 준 건 아니었을까요. 권순우의 선택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휠라는 권순우의 군 복무 기간 후원 계약을 일시 정지했습니다. 휠라 김 모 팀장은 “권순우 선수가 군인신분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되므로 후원을 잠시 멈춘 것이다. 제대 후에는 다시 지원하게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권순의 프로필 사진. ATP투어 홈페이지 

과거 권순우는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한국 대표로 나갔을 때 국가대표 유니폼도 휠라 로고가 붙은 제품을 입었습니다. 다른 선수들은 당시 후원사였던 뉴밸런스 제품을 입었죠. 가령 게임 때 같은 파란색 티셔츠라도 선수마다 브랜드가 달랐던 겁니다.

권순우의 라켓 스폰서는 요넥스입니다. 권순우는 부산오픈에서도 여전히 요넥스 ‘PERCEPT’ 제품을 썼습니다. 요넥스에 따르면 선수가 계속 라켓을 쓰고 있으므로 후원 계약도 유지된다고 전했습니다.

권순우가 만약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더라면 군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초반 탈락한 직후 격분한 나머지 라켓을 부러뜨리고 상대 선수와 악수조차 하지 않는 비매너로 비난의 화살을 맞았습니다. 


<사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패한 뒤 라켓에 화풀이하는 권순우. 

여론의 도마에 오른 이 사건은 아직도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기억이 되는 거 같습니다. 권순우는 테니스 코리아와 인터뷰에서 훈련소 생활에 대해 “젊은 친구들과 함께 내무반 생활을 하면서 그들에게 많이 배웠다. ‘아시안게임 때 라켓 부순 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모든 친구가 ‘알고 있다’라고 말해 웃겼다”라고 말하면서 “그 일 이후로 코트 위에서 침착해지고, 성숙해진 것 같다. 앞으로도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라켓 사건’은 권순우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줬으며 후원사에도 민폐를 끼친 악행이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말마따나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도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껴야겠지요.

2021년 프랑스오픈 3회전(32강)에 올랐던 권순우는 한국 선수 최초로 ATP 투어 단식에서 두 차례 우승했습니다. 한때 세계 52위까지 올랐던 세계 랭킹이 현재는 534위까지 떨어졌습니다.

권순우는 군 복무 기간에도 국내에서 열리는 프로대회에는 상무에서 허락하는 한 모두 출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8세인 권순우는 30세부터 전성기를 이룰 자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내 목표의 20%밖에 이루지 못했고, 모든 팬이 원하시는 대한민국 테니스의 모습을 꼭 이루겠다”라는 다부진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군대. 권순우 일병의 테니스 인생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글= 김종석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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