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장애를 허물었다” 뉴욕으로 간 제주 청년 화가
뉴욕 Gala Art Center서 일곱 번째 개인전 100여 점 선봬
4월 2일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 전시 열고 사회편견 극복

자폐성 장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가 있는 또래의 이름 모를 친구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열다섯 살에 첫 전시를 가졌던 소녀는 어느새 일곱번째 개인전을 여는 서른 청년이 되었다.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씩 허문 장애는 현대미술의 메카인 미국 뉴욕으로부터 초대받을 만큼 주목받는 디지털 드로잉 작가로 성장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제주 청년 자폐 화가 김현정(30)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김현정 작가가 지난 4월 2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뉴욕의 갈라 아트센터(Gala Art Center)에서 일곱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Gala Art Center는 2020년 8월에 설립된 비영리 예술 기관으로, 시각 예술, 순수 미술, 사진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구촌 작가들에게 전시와 워크숍,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초대전으로 열린 이곳 전시에서 김현정은 자폐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일상과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자신의 작품들을 맘껏 선보였다.


초대전 앞뒤로 약 한 달 가까이 뉴욕에 체류하며 전시 준비와 현대미술의 중심도시를 견학하고 개인전까지 잘 마친 그녀가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앞둬 귀국했다. 김현정 작가는 뉴욕 전시에 대해 "행복했어요~~"라고 짧고 굵은 답을 내놓았다. 장애인 예술가의 특별한 재능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돌아왔으니 그 이상의 답은 사실 군더더기일 테다.
뉴욕 전시에 동행했던 김 작가의 어머니 홍금나 씨(59)는 "작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현정이가 '바람의 빛깔: 나의 일기를 그리다'라는 개인전을 열었을 때 관람객으로 찾아주신 미국 뉴욕의 Gala Art Center 측으로부터 전시 초대 제안을 받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어요"라며 "이번 뉴욕 전시에 김현정이라는 장애인 예술가의 작품을 보러오신 많은 분이 격려와 호응을 보내주셨어요.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과 장애인의 날이 있는 4월에 뉴욕 전시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더욱 뜻깊었어요"라고 말했다.


초대전으로 마련된 이번 뉴욕 전시에서도 그녀는 디지털 드로잉 29점과 직접 핸드 페인팅한 티셔츠 70여 점을 함께 선보여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하면서 그녀의 예술 여정이 국제 예술무대로 향하는 특별한 이정표가 되었다.
특히 김현정 작가는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이번 뉴욕 전시에서 자선 섹션을 열고 판매된 작품 수익 전액을 경북 지역의 산불 피해 이웃들을 위한 피해 복구 기부금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장애인 예술가로서 예술을 통해 나눔까지 실천하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까지 전하고 있어 더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한편 김현정 작가는 그림책 『바람의 빛깔 – 나의 일기를 그리다』를 출간해 자폐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돕고, 장애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자폐 장애를 안고 있으면서도 가족들의 끊임없는 사랑과 격려 속에 스스로 그림 작업에 대한 '생산적 집착'을 통해 힐링(Healing)하고 성장하는 방법을 체득한 작가이다.
일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깊은 내면세계를 담아낸 그녀의 작품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우리 사회에 '다름'이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 장애는 예술의 열정을 막는 벽이 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