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자’ 수출하는 대한외국인…“한국인이 안 만든 한글모양 과자 만들어요”
한국서 식품기업 직접 설립해
24개 자모음 본뜬 과자 개발
해외서 인기끌며 올 수출 계획
“외국인 한국서 창업 쉽지 않아
인재 잡으려면 규제 완화 필수”
국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 외국인’ 타일러 라쉬와 니디 아그르왈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한글과자’를 만든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들은 2023년 식품기업 ‘스윅(SWIG)’을 창업하고, 그해 한글날 24개 한글자모를 본떠 만든 ‘한글과자’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한글과자’는 단군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쑥맛과 마늘맛으로 출시하고 있는 비스킷이다. 처음에는 치즈, 초콜릿맛까지 네 종류로 수제 과자로 판매했다가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자 대량 생산에 돌입했다. 지난해 9월 국내 주요 제과업체와 ODM(제조자개발생산) 계약을 맺고 생산 규모를 확대했다.
‘한글과자’는 한류 열풍을 타고 출시 직후부터 꾸준히 수출 문의를 받았다. 미국, 캐나다, 영국을 비롯한 영미권은 물론 일본, 대만, 동남아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철저한 성분 관리로 100% 비건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니디는 “한국 제과시장은 튀기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100% 식물성 제품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식품박람회에 참여했던 업체 수십 곳에 연락한 끝에 지금의 방식으로 생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은 물론 ESG 실천을 위한 친환경 패키징도 접목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글과자’ 외에도 한글을 활용한 티셔츠와 텀블러, 키링 같은 다양한 굿즈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상설 판매 대신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한글과자’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타일러는 “한글 외에도 한국의 독창성을 제품화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모색하고 있다”며 “하동 녹차를 비롯해 한국의 맛과 멋을 보여줄 수 있는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감을 갖지 못해 의아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2015년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MBA)에 입학한 니디는 주로 IT 분야에서 활약했다. IT 광고 플랫폼 몰로코에서 한국에서의 경력을 시작한 그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SNOW)’의 인도 지사장을 역임했다.
두 사람은 외국인에게 한국의 창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으로 젊고 뛰어난 글로벌 인재들이 과거보다 늘었는데, 과도한 규제로 창업은커녕 취업조차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비자를 꼽았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창업을 하려면 기술 창업(D-8-4) 비자를 받거나 영주권(F-5 비자) 등 거주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기술 창업 비자는 발급 사례가 극히 적고, 영주권은 소득 요건을 국민총소득(GNI) 2배로 두고 있어 까다롭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3만6624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연소득이 1억390만원을 넘겨야 한다. 미국, 일본 등에서 영주권 없이 창업하는 데 필요한 조건과 비교하면 과하다는 설명이다.
니디는 “거주비자 보유자는 취업활동 허용 범위 안에서 창업할 수 있다”며 “관할 출입국 사무소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직원 개인의 자의적인 해석이 들어갈 여지가 많다”고 토로했다.
타일러는 “정부의 규제가 당초 목적과 다르게 신생기업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에 익숙한 한국의 창업 문화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향적인 규제 개혁 없이는 소중한 인재를 다 잃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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