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불안해" 갈곳 잃은 뭉칫돈…"높은 수익률" 이곳에 7조 몰렸다

김근희 기자 2025. 4. 20.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설정액 2조 넘는 펀드 4개…MMF보다 수익률 높아 관심↑
초단기채펀드 설정액 추이/그래픽=윤선정

올 들어 초단기채펀드에 7조원 이상이 유입됐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자 초단기채펀드로 돈이 몰렸다. 초단기채펀드가 MMF(머니마켓펀드)에 이어 새로운 파킹형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초단기채펀드(단기채펀드 포함) 연초 이후 설정액은 7조1288억원 증가했다. 1개월과 3개월 기준 설정액 증가액은 각각 1조6334억원과 5조1146억원이다.

초단기채펀드는 듀레이션(잔존만기)이 짧은 CP(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단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다른 채권 펀드와 달리 당일 거래가 가능한 CP와 전단채 위주로 구성돼 있어 환매가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키움더드림단기채증권투자신탁[채권]C-e'의 운용설정액은 2조5182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외에 △우리단기채권증권투자신탁(채권)ClassC-e(운용설정액 2조1506억원) △유진챔피언단기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 Class C(2조1373억원) △신한초단기채증권투자신탁[채권](종류C1)(2조1404억원) 등도 운용설정액이 2조원이 넘는다. 대부분의 공모펀드 설정액이 1조원을 넘기 힘든 것을 감안하면 초단기채펀드로 그만큼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다.

송한상 신한자산운용 채권운용2팀 팀장은 "최근 신한 초단기채 펀드의 설정액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금리 변동성과 시장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투자자 수요가 집중된 결과"라며 "연초 이후 금리 하락과 함께 단기물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변동성이 낮은 초단기채 펀드의 장점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국내 증시는 물론 해외 증시까지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국내 내수 경기 부진이 심해지고,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이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이 초단기채펀드로 눈을 돌렸다.

특히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초단기채펀드는 MMF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MMF는 장부가 평가를 통해 자산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에 금리 하락기에 발생하는 자본이익을 즉각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초단기채펀드는 시가평가를 적용해 금리 하락 시점에 펀드 수익률에 자본이익을 신속히 반영할 수 있다. 또 MMF펀드 대부분은 십여년 전에 만든 상품으로 수수료가 높지만, 초단기채펀드들은 최근 나온 상품으로 수수료가 낮다.

김동주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1부장은 "올해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3회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에 정기예금이나 수시입출금 상품에 비해 초단기채펀드의 기대수익률이 높다"고 했다. 이어 "현재 금리인하 사이클에 있는 만큼 MMF 보다 초단기채펀드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자산운용사들도 초단기채펀드 상품 강화에 나섰다. 신한자산운용은 단기채펀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달 초 '신한상대가치중기펀드' 명칭을 '신한 베스트크레딧플러스펀드'로 바꾸고, 투자 가능 최저 등급을 상향하는 등 운용전략을 변경했다.

BNK자산운용은 지난 17일 기존 'BNK튼튼단기채펀드' 명칭을 'BNK내일환매 초단기채펀드'로 바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초단기채펀드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현우 KB자산운용 연금마케팅실장은 "미국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주식,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은 자산 가격 변동성이 제한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단기 수익률을 제공하는 초단기채펀드에 투자 대기성 자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