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는 ‘기념’, 12·3은 ‘침묵’.. 내란을 외면한 정부, 누구의 민주주의인가

제주방송 김지훈 2025. 4. 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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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주년 4·19혁명 기념사에서 정부는 민주주의를 강조했습니다.

■ "기념사에서 지워진 건 과거가 아닌, 현재의 민주주의"한덕수 권한대행은 이날 "4·19는 시민의 힘으로 성공한 혁명이며,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4·19를 말하면서 12·3을 침묵하는 것은, 시민의 역사는 기념하지만 시민의 현실은 외면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며 "민주주의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정부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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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에 맞섰다”는 정부 기념사.. 가장 가까운 ‘불의’는 끝내 말하지 않았다
헌정사상 첫 내란 시도 막은 시민은 어디에?.. “민주주의조차 선택된 정치” 비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5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SBS 캡처)


65주년 4·19혁명 기념사에서 정부는 민주주의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시민이 지켜낸 오늘의 민주주의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19일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부정과 불의에 맞선 민주 영령의 희생을 가슴에 새긴다”라며 “자유와 민주주의의 기반을 세운 위대한 역사”라고 평가했습니다.

불과 4개월 전, 헌정사상 초유의 내란 시도와 그에 맞선 시민의 저항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4·19의 영광은 기념했지만, 12·3의 경고는 삭제됐습니다.
이날의 기념사는 결국, 불의의 과거는 기념하면서, 불의의 현재는 외면한 반쪽짜리 선언으로 남게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 “불의에 맞섰다”는 정부, 가장 가까운 불의는 말하지 않아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비상계엄 확대, 국회 해산, 언론 통제 시도 문건이 공개됐고, 계엄령 확대 실행 직전까지 국가 시스템이 움직였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시민은 다시 거리로 나섰고, 야당과 국회, 헌법기관이 총력 대응에 나서면서 결국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헌정 질서를 뒤흔든 내란 기도.
그리고 맨몸으로 이를 막아낸 시민.

이는 단 한 번도 대한민국 역사에 없던 ‘민주주의 위기’이자 ‘회복’이었지만 이 모든 현실은 4·19 기념사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 “기념사에서 지워진 건 과거가 아닌, 현재의 민주주의”

한덕수 권한대행은 이날 “4·19는 시민의 힘으로 성공한 혁명이며,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시민의 힘이 가장 최근 발휘된 12·3 내란 사태는 단 한 번도 그 입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4·19를 말하면서 12·3을 침묵하는 것은, 시민의 역사는 기념하지만 시민의 현실은 외면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며 “민주주의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정부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지난 겨울 국민은 다시 4·19 정신을 실천했고, 내란을 막아냈다”라며 “지금의 민주주의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 국민의 저항으로 지켜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국회에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시민과 대치하는 모습.


■ ‘통합’ 말한 정부, 시민과의 통합은 없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법치와 협치, 조화로운 통합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지만, 야당과 국회의장, 시민 사회와의 접촉은 전무했습니다.
12·3 사태 이후 내란 관련 조사, 책임자 수사, 제도 보완 등에 대한 어떠한 입장 표명이나 후속 조치도 없는 상황에서 통합을 말한 것은 형식적 수사에 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도 합니다.

한 정치권 관계자도 “국민을 위협한 사태를 언급하지 않고 ‘통합’을 말하는 건, 피해자에게 사과 없이 화해를 강요하는 꼴”이라며 “민주주의는 기념보다 책임이 우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기념은 정치“.. 정부는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가’로 기억될 것

민주주의는 단지 기념식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가장 최근의 민주주의 위기를 말하지 않는 정부는, 과거의 민주주의를 언급할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날 “불의에 맞섰다”고 강조했지만,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지금의 불의에는 침묵하며 과거만 말하는 것은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정치학계의 한 교수는 “4·19는 언급하면서 12·3은 외면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연속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계승하려면 가장 가까운 위기부터 직시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불의에 맞섰다는 정부의 메시지에, 지금의 불의에 맞서는 시민들이 왜 배제됐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민주주의를 선택적으로 기념하는 순간, 국민은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이는 단지 역사 해석의 차원이 아니라, 정부가 지금 어떤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는가에 대한 국민의 평가로 직결된다”라고 경고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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