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아기를 어린이집에?" 결심이 무색해졌다…"신청하다 울화병"[40육휴]
[편집자주] 건강은 꺾이고 커리어는 절정에 이른다는 40대, 갓난아이를 위해 1년간 일손을 놓기로 한 아저씨의 이야기. 육아휴직에 들어가길 주저하는 또래 아빠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육아를 '지옥'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부모가 온종일 아이의 곁을 지키며 먹고 자고 입고 배변하는 것까지 돌봐야 해서다. 특히 갓난아이의 경우 행여 사고라도 날까 봐 항시 긴장한 상태를 유지하다 보면 누구나 "잠시만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대로 아기의 사회성 발달을 위해 어린이집을 최대한 일찍 보내야 한다는 주변인도 적지 않다. 또래라고는 부모 친구네 집에서나 보던 아기에게, 다양한 친구들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레 사교성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또 잔병치레를 통해 오히려 면역력을 기를 수 있다는 주장도 한다. 어린이집 커리큘럼을 통해 두뇌 발달도 촉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요즘 많은 부모가 참고하는 유튜브 '삐뽀삐뽀 119'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하정훈 원장은 "부모가 행복해야 제대로 육아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생활에 지치고 피로에 찌든 상태로는 무리해서 아기를 길러봤자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다는 뜻일 게다. 아기를 키우다 무의식중에 짜증을 내거나 가슴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오르던 기억들도 떠올랐다. 은연중에 아기도 그러한 기운을 느끼지 않을까. 그러느니 차라리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부모가 심신을 회복할 시간을 버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사이트 내의 서비스도 최적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입소대기 신청을 처음 할 때 안내문을 먼저 읽으라고 유도하고, 다 읽은 뒤 이동하면 또 안내문을 읽으라고 팝업을 띄운다. 처음에 회원가입 후 아이디 로그인하고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인증 로그인까지 마친 상태였는데, 입소대기 절차 등에 대해 다 동의한다고 체크했더니 다시 한번 이름이랑 주민등록번호를 넣으라고 한다. 개인 인증은 간편 로그인으로 전부 대체하더니, 마지막에는 또 금융인증서로 로그인을 하라고 시킨다.
입소 신청이 아니라 입소대기 '동의' 신청에 겨우 성공했더니 이제는 아동 등록 절차가 나온다. 아이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다 넣고 나니 또 메인화면으로 안내한다. 당연히 로그인은 또 해제됐다. 다시 로그인했더니 입소대기 동의를 또 하라고 한다. 화가 많이 나게 하는 사이트다.
결국 이틀에 걸쳐 입소대기 신청을 진행했다. 다만 집 근처 어린이집이 모두 '포화상태'라 언제 아이를 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저출산 시대라더니 어린이집 대기 인원은 왜 이리 많은 건지 모르겠다. 임신했을 때부터 어린이집 대기를 걸어놓는다던 말이 과장이 아니었나 보다. 어린이집 입소를 어렵게 결심한 게 무색하게 정작 가정 육아가 한동안 계속될지도 모를 일이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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