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쫓긴 성매매 여성 어쩌냐?" 주민들도 뒤숭숭…미아리 텍사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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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성북구 '미아리 텍사스'에 대한 일부 명도집행(강제 철거)이 이뤄지면서 인근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미아리 텍사스에 터잡고 숙식하며 성매매를 하던 여성들을 어떻게 하느냐를 두고 의견 차이가 나서다.
성매매 여성 이주 대책과 관련, 관계자 및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일정 부분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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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성북구 '미아리 텍사스'에 대한 일부 명도집행(강제 철거)이 이뤄지면서 인근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미아리 텍사스에 터잡고 숙식하며 성매매를 하던 여성들을 어떻게 하느냐를 두고 의견 차이가 나서다.
성매매 여성 이주 대책과 관련, 관계자 및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일정 부분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실제 지난 17일 찾은 미아리 텍사스 인근에서는 동정과 불편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성북구 신월곡 1구역 성매매 집결지 '미아리 텍사스'는 주거지와 맞닿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폐허처럼 방치된 건물 사이로 악취가 흘러나왔고 출입문 앞에는 바래진 글씨로 '미성년자 출입 금지'라고 적힌 문구가 세워져 있었다. 이곳 앞길로 엄마 손을 잡은 아이, 책가방을 멘 학생, 장을 본 어르신 등이 스쳐 지나갔다.
'텍사스'라는 이름은 1층에서 술을 마시고 2층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미국 서부영화 속 장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 '텍사스' 일대는 재개발이 추진 중인데 최고 47층 규모의 아파트 2244가구가 지어질 예정이다.
문제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성매매 여성들이다. 지난 16일 일부 지역에 대한 강제 철거 당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한 성매매 여성은 당시 잠옷 차림으로 끌려 나와 자신이 살던 건물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고 한다. 이곳엔 지난해 기준 약 120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이주 대책 강구하라' '끝까지 투쟁' 등의 글귀가 적힌 팻말을 세우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인근 주민들 의견은 극과 극이다. 50대 여성 임모씨는 "철거됐으면 하는 마음에 구청에 민원을 여러 번 넣었지만 (성매매 여성들이) 당장 거처를 잃게 된다면 문제가 아니겠느냐. 최소한의 보상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보상까지 해 줄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30대 남성 김모씨는 "주거지 한복판에 저런 시설이 있다는 게 기괴하고 무섭게 느껴진다. 빨리 정비됐으면 한다"며 "성매매는 애당초 불법인데 법의 사각지대에서 활동해 온 이들에게 이주 보상을 해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성북구의회는 2017년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매매 예방 및 성매매피해자등의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에는 성매매 여성들에 대해 △생계유지 비용 △주거이전 비용 △교육 및 직업훈련에 필요한 비용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실제 성매매 여성들은 큰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성매매 여성 황모씨(35)는 "지원을 받지도 못하고 쫓겨날 걸 생각하니 막막하다"며 "이대로 가다간 노숙자가 될 판"이라고 했다. 이하영 여성인권단체 '보다' 소장은 "예산 편성이 안 돼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성북구청 관계자는 "구청이 직접 예산을 집행하진 않지만 관례대로 국비와 서울시 예산으로 이주 및 주거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시환경정비법상 세입자에 대한 보상 규정은 있지만 성매매 여성들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모호해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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