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오요안나 어머니 “딸 이름, 정쟁에 이용 말아달라” 국회서 눈물 호소

정봉오 기자 2025. 4. 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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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의혹으로 눈을 감은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의 어머니가 국회에 출석해 "있는 그대로 사실만 밝혀진다면 부모로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오 씨의 어머니인 장연미 씨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나와 "딸이 최선을 다해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이 안 된다고 생각해 죽음을 선택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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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괴롭힘 의혹 관련 “진실 밝혀진다면 바랄 게 없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사망 사건 관련 현안질의 등을 위해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 오요안나 어머니 장연미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5.04.18. 뉴시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으로 눈을 감은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의 어머니가 국회에 출석해 “있는 그대로 사실만 밝혀진다면 부모로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오 씨의 어머니인 장연미 씨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나와 “딸이 최선을 다해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이 안 된다고 생각해 죽음을 선택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장 씨는 발언에 앞서 진상 규명 과정에서 사건이 정쟁화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장 씨는 “(정치권이) 도와주지는 못 할 망정 당 싸움으로 인해 우리 딸의 이름이 안 좋게 거론되는 게 싫다”며 “진실을 규명해 주시길 간곡히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의원들께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안나가 어디서 울지 않을까, 누구를 미워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며 “사실만 밝혀지면 안나가 편하게 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 씨는 “나의 애인이자 나의 친구이자 내가 가장 사랑하는 딸이 이 세상에 없다는 상황에 숨 쉬고 싶지 않다”며 흐느꼈다. 그러면서 “이태원 사고나 세월호 사건, 채상병 사건을 겪는 부모들을 볼 때 ‘저 엄마 아빠들은 어떻게 살지?’ 그랬는데, 제가 당사자가 될 거라고 단 한 번 생각도 안 해 봤다”며 “그런데 아이가 가고 보니까 그 부모님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고 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의 어머니인 장연미 씨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4회 국회(임시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답변을 마친 후 눈물을 닦고 있다. 2025.4.18/뉴스1
또한 장 씨는 “MBC가 저희에게 정확하게 사과를 한 게 없다”며 “국회에서 어떤 본부장이라는 분이 사과하시긴 하셨는데, 와닿기에는 오히려 더 외롭고 혼자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이 훨씬 더 강하다”고 했다.

MBC 관계자로 같은 자리에 출석한 박미나 경영본부장은 ‘국회에서 말고 회사 차원에서 정식으로 유족에게 사과한 적이 없느냐’는 물음에 “(국회에서 사과한 게) 공식적으로 처음 사과한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오 씨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인은 휴대전화 메모장에 동료 기상캐스터로부터 업무와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MBC는 올해 초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 경영본부장은 “저희가 사건을 접하고 나서 진상조사를 시작했지만 접근할 수 있는 자료의 한계 때문에 완벽하게 진상조사를 했다고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고용노동부의) 근로 감독도 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라 좀 더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조치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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