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미쳤네' 역사상 최악의 골키퍼, 원정팬 광역 도발 → 4실점 참교육 당했는데…업보 쌓고도 4강 진출

조용운 기자 2025. 4. 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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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가 갑자기 흔들렸다. 기회를 틈타 리옹이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32분 측면 크로스에 이은 세컨드볼을 니콜라스 탈리아피코가 마무리해 2-2를 만들었다. 오나나 골키퍼가 마지막까지 손을 뻗어 걷어냈으나 골라인을 넘은 후였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도발하고 좌절하다가 끝에가서는 웃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29)가 정신사나운 120분을 보냈다.

오나나는 18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서 천당과 지옥을 모두 오갔다.

자존심을 회복해야 할 무대였다. 오나나는 앞서 리옹 원정에서 치른 1차전에서 자신의 실수로 2골을 내줬다. 빅클럽에서 뛰는 주전 골키퍼라면 어려움 없이 막아야 했던 슈팅들이었다. 그런데 오나나는 뭔가 흥분한 듯한 모습 속에 판단 미스와 집중력이 결여된 방어를 보여주다가 이길 수 있던 경기를 2-2 무승부로 그치게 만들었다.

오나나를 향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의 아론 레넌은 "골키퍼 떄문에 맨유가 대가를 치렀다. 모두 막을 수 있던 두 개의 슈팅이 중대한 실수로 이어졌다"며 "맨유 선수들이 오나나에게 화가 많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 bestof topix

급기야 상대편에게도 저격을 당했다. 리옹과 1차전이 열리기 전 맨유 출신의 베테랑 미드필더인 네마냐 마티치는 여러 전설적인 골키퍼와 뛰어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오나나를 향해 "맨유 역대 최악의 골키퍼"라고 꼬집었다.

물론 지표를 봤을 때 오나나는 특유의 반사신경을 앞세워 제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오나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경기 이상 소화한 맨유의 역대 골키퍼 중에서 분당 실점률이 가장 낮다. 또, 프리미어리그 200분 이상 뛴 맨유 골키퍼 9명 중에서도 경기당 세이브가 3.4개로 압도적이다.

그런데도 오나나가 불안한 건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부분도 있다. 다소 광기있는 언행을 자주하는 오나나가 못마땅한지 폴 스콜스만 하더라도 "오나나가 제발 입 좀 다물었으면 한다"라고 했고, 같은 골키퍼 출신의 피터 슈마이켈조차 "해서는 안 될 말을 하는 건 오히려 자신이 공격을 받을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리옹과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오나나는 시작부터 들썩들썩거렸다. 지난 경기로 감정이 좋지 않아 결의를 다지는 모습이기도 했지만, 뭔가 응수하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예상대로였다. 오나나는 전반 11분 마누엘 우가르테가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가 아닌 리옹 팬들에게 달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더선'은 "오나나는 우가르테가 골을 넣자 리옹 팬들 앞으로 달려가 펄쩍펄쩍 뛰며 춤을 췄다"며 "리옹 원정 팬들을 바라보며 기쁨에 찬 듯 고개도 까딱거렸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앙금을 풀 수도 있다. 그런데 너무 일렀다. 고작 10분 지났을 뿐이고 남은 80분 동안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를 상황이었다. 실제로 오나나는 신나게 도발한 것과 달리 4실점으로 만족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2-0으로 앞선 후반에 2골을 내주며 연장으로 승부가 이어지게 만들었다. 연장에서도 페널티킥을 포함해 2골을 더 허용해 1경기 4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제아무리 선방이 3차례 있었다고 해도 4실점 한 골키퍼에게 만족할 수는 없었다.

더선이 모은 팬들의 반응을 봐도 '오나나는 정말 미쳤다', '진짜 부끄럽다', '왜 그렇게까지 행동하는 거야', '참을 줄 몰라?' 등 한결같이 부정적이었다. 더선도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팬들의 환호에 휩쓸린 건 너무 위험한 플레이였다"고 꼬집었다.

▲ bestof topix

그래도 오나나는 동료들의 힘에 힘입어 유로파리그 4강에 올랐다. 맨유는 2-0으로 앞서다가 내리 4실점하며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연장 후반 막바지 합계 스코어 4-6으로 벌어져 패배가 예상됐는데 10분을 남기고 브루노 페르난데스, 코비 마이누, 해리 매과이어의 릴레이 득점으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도중 한숨을 내쉬기도 했던 오나나는 그제서야 후벵 아모림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하고 크게 포효하며 선도발 이후 참교육 당했던 시간을 잊으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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