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왜 이렇게 싸요"…'딸기 2팩 9980원' 순식간에 동났다 [현장+]

박수림 2025. 4. 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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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둘러보니
식료품만 1만3000여개
그로서리 노하우 총집약
델리 상품·특화존 등
강동구 2040 수요 겨냥
17일 오픈한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에 많은 손님들이 몰려있다./영상=박수림 기자


“애호박 두 개에 1480원이래요. 원래 가던 마트에서는 한 개에 이 가격인데 여기는 훨씬 싸네요.”

지난 17일 서울 강동구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가족과 함께 장을 보러 온 60대 주부 김모 씨는 매장 행사 전단지를 보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사실 아침에도 왔다가 제품도 너무 신선하고 괜찮아서 딸이랑 남편 데리고 다시 왔다. 이 퀄리티(품질)에 이 가격이면 계속 여기 올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마트는 이날 서울 강동구 고덕동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 지하 1층에 푸드마켓 고덕점을 개점했다. 푸드마켓은 지난해 12월 이마트가 대구 수성점에 처음 선보인 식료품 특화 매장이다. 약 5개월간의 시범 운영을 거친 후 고덕점에 문을 열며 본격 확장 운영에 들어갔다.

이마트 고덕점은 지난 2월 강서구에 오픈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마곡점'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서울 지역에 여는 점포다. 또한 이마트가 트레이더스가 아닌 자체 매장을 새로 내는 것 자체가 4년 만, 서울 지역은 5년 만이다.

식품 주력 매장인 만큼 직영 면적 3471㎡(1050평)의 약 95%를 식료품으로 채웠다. 상품 수만 1만3000여개에 달한다. 이마트는 고덕점을 통해 30여년간 축적한 ‘그로서리(식료품) 상품 개발 및 기획 노하우’를 집약적으로 선보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업력 30년' 그로서리 노하우 집약 포부

17일 문을 연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에서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이마트는 고덕점의 강점을 가격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국산 냉장 삼겹살, 양파, 사과 등 장보기 필수 아이템인 10대 신선 식품을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한다. 국내산 냉장 삼겹살과 목살(이상 100g당)은 1980원, 양념 소불고기(800g)는 9980원, 손질 오징어는 한 마리 1980원, 양파는 1kg 1980원, 보조개 사과는 7980원 등으로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할인 행사 이후에도 제철에 맞게 10대 신선 상품 구성을 바꿔가면서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8일간 오픈 기념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수입산 삼겹살·목살(100g당) 880원, 성주 참외(1봉당 3~8입) 5980원, 산지직송 딸기 2박스 9980원 등을 수량 한정 초특가로 판매한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이 순식간에 동나자 마트 직원들은 빈 진열대를 채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남편과 함께 마트를 찾은 40대 주부 권모 씨는 “딸기가 두 팩에 9980원이면 온라인보다 싸다. 크기도 크고 상태도 좋아서 저렴하게 잘 산 것 같다”고 말했다.

 델리 상품·특화존 등 신도시 2040 수요 겨냥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에 마련된 '테이스티 픽'존./사진=박수림 기자


이마트 고덕점은 20~40대 인구 비중이 높은 신도시 특성을 고려해 즉석조리식품(델리) 판매대를 강화하고 트렌디한 먹거리를 다양하게 구성했다. 특히 오피스 직장인 수요를 겨냥해 초밥, 닭강정, 볶음밥 세트 등 오늘의 메뉴를 제안하는 ‘테이스티 픽’(Tasty Pick)존을 새로 선보였다. 

이마트는 주변 직장인이나 젊은 층 고객이 많이 찾는 평일에는 델리 제품군을 중점으로 선보이고 가족 단위 고객이 늘어나는 주말에는 대용량 상품을 위주로 매대를 구성할 계획이다.

최훈규 이마트 판매 담당은 “내부적으로 상권을 분석해 고덕 지역의 30~40대 인구 비중이 서울시 평균보다 5~10%가량 높다고 판단했다”며 “젊은 고객들 수요에 맞는 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에 있는 노브랜드존./사진=박수림 기자


노브랜드존도 크게 자리잡았다. 고덕점 내 노브랜드존은 62평 규모로, 기존 숍인숍 형태 노브랜드 매장의 평균 규모(50평)보다 넓다. 최근 노브랜드에서 델리 상품군이 강화된 흐름에 맞춰 해당 지점에도 1150여개의 노브랜드 상품이 마련됐다.

17일 오픈한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안에 다양한 수입과일들이 진열돼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이 지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화존도 21개나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두리안, 파파야, 씨 없는 레몬 등 수입 과일을 집대성한 ‘글로벌 가든’과 컵과일, 스틱채소, 소포장 과일 등 웰빙 간식을 모아 놓은 ‘프레쉬스낵’존이 있다. 그 외에도 흑돈, 제주난축맛돈, 버크셔K 등 프리미엄 국산 흑돼지 3종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K-흑돼지’존, 노르웨이·칠레산 연어를 활용한 회, 구이, 훈제 등 다양한 상품이 집약된 ‘연어의 모든 것’존도 눈길을 끈다.

 이마트가 신규 점포 연 이유

17일 오픈한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에 많은 손님들이 몰려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이마트가 서울 중심부가 아닌 강동구 고덕동에 매장을 연 데는 복합 상권이라는 입지적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고덕은 신도시 주거지, 기업 오피스, 대형 쇼핑몰이 밀집된 지역으로 다양한 소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입지다. 2028년에는 JYP 신사옥이 들어설 예정이며 최근 포천세종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접근성도 향상됐다. 신축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며 인구 유입도 활발한 상황이다.

이마트는 고덕점을 기점으로 외형 성장을 본격화하며 오프라인 유통 본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지난달 이마트 주주총회에서 “상권 규모, 입지, 수익성 등 핵심 요건을 검토하여 트레이더스, 푸드마켓 등 다양한 포맷으로 영업 기반이자 성장 동력인 점포를 적극 확대해나갈 것”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최대 규모의 트레이더스 매장인 마곡점을 오픈했으며 올 하반기에도 인천 구월 지역에 신규 출점이 예정돼있다. 올해에만 신규 점포 3개가 문을 여는 셈이다.

향후 강동 상권을 겨냥한 대형 유통업체들의 오프라인 경쟁도 더욱 거세질 예정이다. 이 지역에는 이마트 고덕점뿐 아니라 롯데마트 천호점, 홈플러스 강동점 등이 대거 포진해있다. 경쟁이 치열한 상권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다른 지역 확장 전략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이마트는 고덕점을 ‘넥스트 이마트’ 모델의 테스트베드로 보고 운영 성과에 따라 외형 성장 전략을 가속화한다는 복안이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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