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장 기안장' BTS 진 또는 김석진, 그 모든 순간의 용솟음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세상은 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멋있고 대단하며 범접할 수 없는 존재.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방탄소년단(BTS)의 맏형 진은 그런 칭찬에 익숙한 사람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에선 그 모든 진이 잠시 옷을 벗는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연예인 진이 아니다. 그저 사람 '김석진', 그리고 기안장이라는 엉뚱한 민박집의 '직원 진'이다.
그리고 그때야 진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호탕한 웃음 뒤에 있는 배려심,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농담에 녹아든 진심, 누구보다 몸을 먼저 움직이는 책임감. '대환장 기안장'은 세계적인 슈퍼스타 진이라는 이름이 아닌, 인간 김석진이라는 존재를 새삼 되새기게 하는 공간이다.
'대환장 기안장'은 기안84가 설계한 상상 속 민박집을 실제로 구현한 예능이다. 출입문은 암벽 클라이밍이고, 침상은 노천 침대다. 힐링보다 킬링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기이한 구조다. 민박집이라기보다 훈련소에 가까운 환경 속에서 진은 누구보다 먼저 움직이고 가장 많이 일하며 모든 이들의 중심을 잡는다. 요리를 만들고, 청소를 하고, 동료들을 다독인다. 그 누구도 먼저 시킨 적 없지만, 진은 이 안에서 스스로 '만능 진'이 되었다.

기안84는 자신이 설계한 기안장의 비현실성 때문에 괴로워하며 "내가 사는 기준으로 인해 남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서 지금 많이 약해졌어"라는 말을 한다. 진은 그의 말에 주저 없이 이렇게 응답한다. "형이 이상한 짓 하는 걸 옆에서 직접 보고, 나도 같이 이상한 짓 하려고 지원했어." 그리고 덧붙인다. "다들 기안스럽게 살고 싶어서 여기를 온 거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생활을 시켜줬으면 좋겠어"라고.
진의 이 말은 기안84를 감동시키고,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감동시킨다. 다름을 탓하거나 수정하려 하지 않고, 그 다름을 살아줄 용기를 건네는 사람. 기안의 혼란과 미안함은, 그 말 앞에서 무너지고 대신 단단한 연대가 들어선다. 기안84는 "진짜 석진아, 네가 지금 나의 부처다. 너에게 너무 많은 용기를 얻고 있어"라고까지 말한다. 그리고 진은 마지막까지 포용을 꼭 껴안으며 말한다. "내가 이렇게 잘 뒤에서 서포트해 줄 테니까, 해보자 아무튼."
이 장면은 민박 예능이란 장르에서 보기 드문 감정의 밀도를 품고 있다. 불편하고 낯선 공간에서 누군가를 탓하기보다, 스스로 살아내고 이해하려는 선택. 월드 스타가 자청한 보조자의 자리. 그건 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기안장에서 진은 늘 분주히 행동하고 많은 말을 한다. 그리고 그것에는 단 한 번도 타인을 밀어내는 날이 서 있지 않다. 누군가를 향한 농담도 타인을 안심시키는 방식으로 쓰인다. 기안장을 찾은 손님들은 처음엔 진을 보고 몸 둘 바 몰라 하지만, 금세 그에게 젖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안84를 들들 볶는 모습은 또 다른 재미 요소다. 진은 기안84에게 "낯을 가리고 있어 손님한테", "이 양반아!"라고 툴툴대지만, 그 말의 속은 애정 어린 돌봄에 가깝다. 어색해할까 먼저 나서주는 조용한 배려가 그 말 너머에 깃들어 있다. 막내 지예은을 부를 때도 매번 "예은"이라 이름을 먼저 불러주는 습관에서, 진의 사려 깊고 다정한 성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뜨기 위해 예능에 나온 연예인과는 다른, '진심으로 재미를 위해' 이 세계에 들어온 진의 존재는 그래서 더 빛난다. '대환장 기안장'은 처음엔 기안84의 작품이었지만, 보다 보면 그 세계에 누구보다 융화된 진의 긍정적이고 수용적 태도로 근사한 세계를 펼쳐낸다.
때문에 기안장이 특별한 이유는 오직 기안84의 상상력 때문만은 아니다. 그 기이한 세계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성실하게 살아내며, 모두에게 기댈 곳이 되어준 진도 커다란 몫을 한다. 예능이라는 세계에 투입된 진은 누구보다 근사한 사람으로 빛난다. 진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월드 와이드 핸섬이고, 성격 좋고, 멋진 사람이다. 그건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그리고 '대환장 기안장' 이후로 진은 그 모든 수식어 앞에 더 커다랗고 포용력 있는 자신을 새롭게 인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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