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강하늘 "실감 나는 마약 후유증 연기? 외국 다큐멘터리 참고해"[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5. 4.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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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야당'에서 야당 이강수 역 맡아
"허구 아닌 실재에 기반한 마약 브로커 스토리 신선했죠"
“선과 악, 딱 그 중간에 선 인물 연기했어요”
배우 강하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특별히 남성 중심 느와르물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다만 야당이라는 소재가 너무 재미있었죠. 이 스토리가 허구가 아닌 실재에 기반했다는 것이 신선했어요. 야당을 소재로 한 이 시나리오를 맛있게 표현해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배우 강하늘이 기존의 미담 이미지를 툭툭 털고 경찰의 마약 범죄 해결에 도움을 주는 전문 브로커 야당 캐릭터를 선보인다. 강하늘은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야당'에서 야당 이강수 역을 맡아 한때 잘 나가는 마약 범죄 전문 브로커에서 자신에게 처음 야당 일을 제안해줬던 구관희 검사(유해진)에게 철저하게 짓밟히고 배반을 당했다가 끝내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선보였다.

"야당이 좋은 일을 하는 인물은 아니죠. 관객들이 이강수라는 캐릭터의 시선을 따라가야 하는데 나쁜 일을 하고 있지만 너무 악하게 보여서도 안됐어요. 비호감 캐릭터가 되는 건 철저히 피했죠. 게다가 이 친구가 하는 일이 정당화돼서 선하게 보여도 안됐고요. 그래서 딱 중간 지점을 고민했죠. 너무 선하게 보여서도 너무 악하게 보여서 비호감이어서도 안됐어요. 관객들이 강수라는 인물의 변화를 따라 오실 수 있도록 매력을 어떻게 살릴까 고민했습니다."

배우 강하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야당'은 택시운전사로 일하던 중 마약사범이 건넨 음료수를 마시고 억울하게 교도소에 수감된 이강수(강하늘)가 구관희(유해진) 검사로부터 감형을 조건으로 야당을 제안받은 후 야당이 되어 마약 수사판을 뒤흔드는 스토리를 그렸다. 이강수의 조력하에 굵직한 실력을 쌓은 구관희는 승진을 거듭하고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박해준)는 수사 과정에서 이강수의 야당질 때문에 번번이 허탕을 친 후 이강수와 구관희의 관계를 파고 들면서 세 사람이 각자 다른 이해관계로 얽히게 된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땐 허구인 줄 알았어요. 읽다 보니 허구라기에는 너무 디테일하더라고요. 나중에 황병국 감독님께 여쭤보니 감독님이 직접 시나리오를 위해 마약수사대 형사도 만나시고 야당으로 활동했던 분들도 다 만나셨더군요. 수집한 자료도 어마어마했어요. 그렇게 빈틈없이 준비하신 내용이기에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강수 캐릭터의 가장 큰 매력은 자신만만함이라고 생각했어요. 감독님이 이 일을 했던 분들과 인터뷰하시는 영상들도 대부분 봤는데 그분들이 진짜 자신감이 넘치세요. 인터뷰 도중 '나는 잡히지 않는다'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요. 그들의 자신감이 넘쳤던 이유 중 하나가 '연관된 이들이 많아서 나는 못잡는다'는 생각 때문이래요. 이강수가 극중 타고 다니는 허머 차량도 실제 야당들이 많이 타고 다니는 차종입니다. 화려한 옷차림도 실제 야당들에게 모티브를 얻었죠."

배우 강하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정소민과 호흡을 이뤘던 전작 '30일'(남대중 감독)에서도 코믹 열연을 펼치며 흥행을 이끌었고 대표작 중 하나인 영화 '청년 경찰'(김주환 감독)이나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작가, 연출 차영훈 감독) 또한 코믹 색채가 뚜렷한 작품들이다. 또 다른 대표작 '동주'(이준익 감독)에서는 시대의 아픔에 몸서리치는 시인 윤동주 역을 통해 청년의 열정과 순수함을 동시에 선보이기도 했다. 선한 인물을 맡았을 때 빛나는 강점을 보였던 강하늘이기에 야당 이강수가 구관희의 음모에 의해 마약에 중독되고 이후 마약을 끊어내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펼치는 대목에서는 변신을 향한 그의 강렬한 욕망이 읽힌다.

"제가 마약에 대해 실제 모르기에 외국 다큐멘터리 등을 많이 찾아봤어요. 마약의 후유증에 대해 대본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았어요. 이강수가 약을 이겨내고 정상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표현해야 했기에 마약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의 영상도 찾아봤고요. 후유증이 심한 분들도 있고 거의 없는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 다행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마약을 처음 접했을 때 인간이 느끼는 반응이나 느낌, 후유증이 개인마다 다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후유증이 심한 분들은 틱처럼 다리를 절고 손을 떨기도 하고 말을 더듬는 분들도 있고요. 후반부에 이강수의 액션신이 존재했기에 몸을 심하게 쓰지 못하는 식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어요. 강수가 후유증으로 말을 더듬는 행동을 보이는 정도로 표현했죠."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마약 범죄를 다룬 영화인만큼 연출을 맡은 황병국 감독은 물론이고 강하늘 등 출연진들도 마약의 해악과 심각성을 스토리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마약 범죄를 미화시키거나 흥밋거리로 비춰지지 않기 위해 촬영과 편집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배우 강하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사실 마약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강수가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는 장면을 굉장히 다양하게 촬영했어요. 환상 속에서 바퀴벌레에 시달리고 환각이나 환청을 듣기도 하죠. 벽에 머리를 찍어서 피 흘리는 장면도 찍었는데 속도감 때문에 편집되기도 했고요. 황 감독님과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가 마약을 끊어내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제대로 보여드리자는 거였어요. 이런 에피소드도 있었어요 '해마다 마약 범죄가 늘고 있다. 올해 마약 범죄가 1만 6천 건이다'라는 내레이션이 있어서 녹음을 했는데 개봉 시기가 다가오니 2만 4천 건으로 늘었더라고요. 그래서 후시 녹음을 다시 했던 경험이 있어요."

강하늘이 범죄 액션 장르인 '야당'에서 이물감 없이 폭발력 넘치는 변신을 선보일 수 있었던 데는 상대역으로 호흡을 이룬 베테랑 배우 유해진과 박해준의 도움도 컸다. 유해진은 출세욕 에 불타는 검사 구관희 역을 맡아 이강수를 야당의 세계로 인도해 그를 벼랑 끝의 궁지에 몰아넣었고, 박해준은 마약수사 팀장 오상재 역을 맡아 이강수와 함께 구관희를 향한 복수극을 펼쳐 나갔다.

배우 강하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유해진 선배님께 정말 감사했죠. 이강수가 죄수복 차림으로 구관희 검사 방에서 구관희와 대면하는 신을 찍던 날 선배님과 처음 만나 촬영했어요. 2~3일동안 그 장면을 촬영했는데 선배님이 한참 후배이고 동생인 저를 계속 동료로 대해주셨어요. 저 또한 선배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동생처럼 있지 않으려고 했죠. 선배님의 훌륭한 동료가 되는 게 제 최대한의 보답이라고 생각했어요. 박해준 형님은 제가 평소 그분의 연기 톤을 매우 좋아했어요. 릴랙스하면서도 필요한 부분에 힘을 잠깐 줬다가 바로 힘을 빼곤 하시는데 그런 포인트가 너무 좋아요. 박해준 형님과 함께 연기할 때 너무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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