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343] ‘쇼’에만 치중하는 중국 외교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2025. 4. 1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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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성규

잘 만든 작품을 수작(秀作)으로 부르곤 한다. 단어의 앞 글자 ‘수’가 오늘의 관심거리다. 벼를 가리키는 화(禾)가 있어 풀이가 수월하다. 처음에는 잘 익은 곡식 등을 가리켰다가 나중에는 ‘빼어나다’의 뜻까지 얻었다.

우리 일상에서는 쓰임이 퍽 많은 글자다. 우선은 상을 받을 때 자주 쓰는 우수(優秀)가 있다. 한때 어린 학생들의 성적표에 올랐던 ‘수·우·미·양·가’의 맨 앞도 이 글자다. 잘생겼다는 준수(俊秀), 머리 좋은 수재(秀才)도 그렇다.

그러나 현대 중국에서 이 글자는 다소 엉뚱한 용례를 얻는다. 영어 ‘쇼(show)’의 음역이다. 잘 만들어진 작품인 ‘수작’을 거꾸로 뒤집은 꼴이 좋은 예다. 그렇듯 ‘작수(作秀)’라고 적는 현대 중국어의 뜻은 곧 ‘쇼를 하다’다.

우선은 무대 위에 올라 재주를 펼치는 연예(演藝) 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이 맥락에서는 달리 흠잡을 일이 없다. 그러나 제 욕망을 위해 억지로 연기하듯이 꾸며내는 비굴하고 어설픈 동작이라는 뜻이 있어 문제다.

중국 행정부에서 가장 빼어난 ‘쇼’를 연출하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외교부다. 중국 외교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집단이건만, 실제는 ‘쇼’에 매우 능하다. 강경한 발언을 마구 쏟아내는 대변인과 대사들로 그 악명이 자자하다.

특히 억지에 가까운 중화 민족주의를 내세워 ‘싸움 늑대(戰狼)’의 전사(戰士)를 자부하며 세계 각국과 갈등을 벌여온 전력이 화려하다. 간판은 ‘외교(外交)’로 걸었지만 이들의 실제 행위는 권력 핵심에 잘 보이려는 ‘내교(內交)’다.

미국과 중국이 이제 크게 충돌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대사 몇몇은 주재한 나라에서 재빨리 억지 주장과 이미지를 엮어 행동에 나섰다. 주재국과의 갈등을 부추기는 행보다. 바깥과 교감할 수 있는 외교의 실종이 세계로부터 중국의 고립을 더 심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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