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같은' KIA 네일, '신마구' 원심 패스트볼로 KBO리그 평정
네일은 올 시즌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31이닝을 소화하며 단 1실점만을 기록, 평균자책점 0.29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는 KBO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수치다. 그의 유일한 실점은 지난 9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3회에 허용한 것으로, 이후 네일은 철옹성 같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네일의 활약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의 관심도 뜨겁다. KIA 팬들은 "적당히 잘하라"며 그의 활약이 내년 시즌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표현할 정도다.
하지만 네일은 KBO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24시즌, 투심과 스위퍼로 리그를 평정했음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미국으로 돌아간 뒤 과감하게 주 구종을 바꾼 것이다.
그는 "KBO리그 공인구는 MLB 공인구보다 솔기가 넓어서 미국에서 뛸 때보다 공이 약간 뜨거나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KBO리그 공인구는 대학 시절 리그에서 썼던 공과 비슷한데, 그때 많이 던졌던 원심 패스트볼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네일은 또 지난 겨울 미국에서 체인지업과 커브 연마에도 공을 들였다. 그는 "선발 투수로 활약하기 위해선 일부 구종에 매달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상대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뺏는 구종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지난 시즌 중반부터 연구했던 킥 체인지업과 슬로우 커브 훈련에 공들였다"고 밝혔다.
킥 체인지업은 그립을 찍어서 던지는 체인지업의 일종으로, 일반적인 체인지업보다 빠르고 각이 크다. 네일은 올 시즌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하며 타자들의 수 싸움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KIA 구성원들은 네일이 지난 시즌보다 더욱 성장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범호 KIA 감독은 "네일은 올 시즌 준비를 상당히 이른 시기에 시작했다"며 "미국에서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한 탓에 지난 시즌엔 투구 수 70구가 넘어가면 체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90구 이상 던지더라도 페이스가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인지업, 커브 등 지난해 잘 던지지 않았던 구종을 섞어 던지면서 체력 안배를 잘하는 것 같다"며 "계속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성적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네일은 이제 KBO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평균자책점 1위는 물론, 꿈의 1점대 평균자책점도 기대해 볼 만하다. KBO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채우고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2010년 류현진(1.82·한화 이글스)이 마지막이었다.
사진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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