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리내집’ 올 3500가구 공급…내집 마련 희망 키운다

류인하 기자 2025. 4. 1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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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녀 신혼부부 최장 10년, 1자녀 출산하면 최장 20년 거주
거주하며 청약 도전 혜택 ‘일석이조’…비아파트형까지 확대

A씨는 지난해 강남의 한 재건축 신축 아파트 첫 입주자로 들어왔다. 자녀는 세 살 딸 한 명이다. A씨는 2023년 서울시의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Ⅱ) 청약에 당첨됐다. 그는 “당시에는 ‘미리내집’이라는 말도 생소할 때였다”며 “‘안 돼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넣어봤는데 모든 운을 다 쓴 것처럼 당첨됐다”고 말했다. A씨 부부는 둘째 계획도 세운 상태다.

서울시가 매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행 2년차에 접어든 ‘미리내집’ 올해 첫 공급 물량을 17일 발표했다. 전체 물량은 367가구로, 이 중 223가구가 신규다. 나머지 144가구는 지난해 모집분 가운데 자격 미달 등으로 재공급되는 것이다. 신청기간은 오는 24~25일이다.

재공급 물량 가운데는 지난해 큰 관심을 끈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22가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4가구)를 비롯해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57가구), 송파구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18가구),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4가구) 등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총 1022가구의 미리내집을 공급했다. 미리내집은 재건축 신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있다. 시는 유형을 비아파트형까지 확대해 올해 35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안심주택(비아파트) 입주자가 자녀를 출산할 경우 거주일로부터 10년 후 아파트형 미리내집으로 이주할 기회를 부여하는 ‘미리내집 연계형 장기안심주택’을 통해 미리내집 대기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미리내집은 무자녀 신혼부부가 입주할 경우 최장 10년, 1자녀 출산 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이다. 2자녀 이상 출산 가구에는 20년 거주가 끝난 시점에 시세의 80~90% 가격으로 해당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이 부여된다. 공급방식만 보면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과 유사하다.

다만 청약통장 사용 유무에 차이가 있다.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은 당첨자가 청약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반면, 미리내집은 당첨자 선정 시 청약점수를 반영하지만 청약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입주자가 원할 경우 언제든 청약통장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올해부터는 3자녀 이상 출산 시 우선매수청구권 사용 시점을 기존 20년에서 10년으로 앞당겨 부여한다. 이에 현실적으로 매수 가능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경쟁이 몰리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진행된 1~3차 청약에서 두 자릿수 물량이 공급된 단지 가운데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곳은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으로 전용면적 59㎡가 21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재 시세는 7억7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반면 서초구 ‘메이플자이’(전용 43·49㎡)의 경쟁률은 11.2 대 1로 낮았다. 메이플자이의 59㎡ 미리내집 전세가는 8억1900만원이다. 매매호가는 32~33억원대로 높게 잡혀있다.

한편 서울시는 미리내집이 기존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소득요건을 많이 낮추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어 정책 호응도가 높고 신혼부부에게 미리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정책이라 보고,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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