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명령에도… 트럼프 정부, AP·로이터·블룸버그 백악관 기자단 배제

박재령 기자 2025. 4. 1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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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출입 금지 조치로 '언론탄압' 비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AP통신을 비롯해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뉴스 통신사들의 풀(공동취재) 기자단 자동 배정을 중단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수십 년 동안 백악관 풀 기자단에 참여해온 3대 통신사(AP통신·로이터·블룸버그)에 더 이상 자리를 자동 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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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미디어 동향] 주요 통신사 풀기자단 '자동배정' 중단… 백악관 기자협회 "싫어하는 언론사 보복 조치"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1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하고 있는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 백악관 유튜브 갈무리

AP통신 출입 금지 조치로 '언론탄압' 비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AP통신을 비롯해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뉴스 통신사들의 풀(공동취재) 기자단 자동 배정을 중단했다. 최근 AP통신의 출입 금지 조치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는데도 특정 언론사에 불리한 정책을 이어간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수십 년 동안 백악관 풀 기자단에 참여해온 3대 통신사(AP통신·로이터·블룸버그)에 더 이상 자리를 자동 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해당 통신사들은 다른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풀 기자단 선정 대상 자격만 갖게 된다.

기사 및 사진·영상 배포 기능을 하는 통신사가 풀 기자단에서 빠질 경우 이들과 계약을 맺은 전 세계 언론사들이 미국 관련 보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풀은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서 진행 상황을 전달할 수 있는 순환식 기자 그룹”이라며 “대통령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통신사들과 계약을 맺은 상당수의 언론이 이번 조치 이후 “워싱턴에 자체 인력을 배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불러야 한다는 행정명령에 AP통신이 따르지 않자 보복 차원에서 AP통신의 출입을 금지한 바 있다. 이후 관행을 깨고 백악관 기자협회 대신 직접 백악관 풀 기자단 선정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결국 이러한 정책 변경으로 귀결됐다.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15일 “백악관이 기자단 구성에 대한 일시적인 재량권을 가질 것”이라며 “대통령의 메시지가 청중들에게 잘 전달되고 해당 주제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언론사가 상황에 맞게 참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해당 통신사들은 반발하는 성명을 냈다. AP통신 대변인은 “정부의 통제나 보복 없이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미국의 기본적 권리를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존 미클스웨이트 블룸버그 편집장은 “영구적인 수준의 정밀한 조사(scrutiny)와 설명할 책임(accountability)을 제거하기로 한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로이터 대변인도 “우리는 공정하고 정확하며 독립적인 방식으로 백악관을 취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고 백악관 기자협회는 “싫어하는 보도를 한 언론사에 대해 보복하는 새로운 수단을 백악관이 보여줬다”고 했다.

지난 8일 워싱턴DC 소재 연방지방법원은 AP통신에 대한 백악관 출입 금지 조치가 해제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언론사의 관점을 이유로 취재를 배제하는 것이 언론의 자유를 명시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 위반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악관이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를 제기했고 AP통신의 취재도 계속 배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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