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경체] 비싼 물건 사달라는 자녀…올바른 대화법은?

배아정 기자 2025. 4. 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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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하는 청소년 경제 체력 기르기, 청경체 프로젝트 시간입니다.


아이들 키우다 보면 이것저것 사달라고 조를 때가 많죠.


특히 청소년기로 올라갈수록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비싼 물건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경기 효행초등학교 김지환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정말 값비싼 물건을 사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이럴 때 무조건 거절하는 게 맞을까요?

김지환 교사 / 경기 효행초등학교

단순히 아이의 요구를 들어줄지 안 들어줄지 고민하는 것 보다 이런 상황 자체를 '합리적 판단'을 연습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그 물건을 원하는지, 그 물건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서로 대화를 나눠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겠고요.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자녀에게 고가의 물건을 사주게 되더라도, 한정된 예산안에서 자녀가 스스로 최선의 선택을 해보도록 연습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고가의 물건을 사달라고 하였을 때, 한정된 예산만 지원해 주게 되면 자녀는 고민을 해야 하는데요.


중고 제품을 알아볼 수도 있고, 해당 물품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생각할 수도 있겠죠.


당장 사고 싶은 마음을 가다듬고, 스스로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돈을 모아 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이렇게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고 한정된 예산 안에서 선택을 할 기회를 준다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김지환 교사 / 경기 효행초등학교

아이가 부모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 스스로 '정말 나한테 이 물건이 필요한가?' 생각해보는 반성적 사고를 기를 수 있고요.


충동적인 소비를 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 보는 경험도 아이에게 많은 교육적 의미가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아이는 어떤 물건을 사든 그 물건의 '시세'에 대한 '감각'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여러 정보를 찾으며 공부하게 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 '기회비용'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어렸을 때부터 훈련된다면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경험하게 되는 큰 소비, 작게는 자동차 구입부터, 주식투자, 주택구입 등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겠죠?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서 재화와 서비스 등의 소비에 대한 이야기는 아이가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시점까지 계속됩니다.


부모님께서 중요하게 여기시는 원칙과 철학을 바탕으로 일관된 모습으로 소통하신다면 자녀의 경제관념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아이들이 뭐 사달라고 할 때 흔하게 하는 말이 있죠.


"친구들은 다 갖고 있는데" 이렇게 말하면 부모는 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김지환 교사 / 경기 효행초등학교

친구들이 갖고 있는 물건을 사고 싶은 것은 아이의 입장에선 어쩌면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고 함께 고민해 주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렇다고 부모가 아이의 요구를 다 들어주어서는 안되겠죠? 특히 '다른 친구들이 갖고 있어서'라는 논리가 자녀에게 그 물건을 사주는 유일한 이유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아이는 물건이 필요할 때 마다 '친구들이 갖고 있어서'라는 논리만 펼치게 될 것이고,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에서도 아무런 배움을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뚜렷한 가치관이 없이 외부환경에 흔들리는 아이로 자랄수도 있죠.


따라서 맹목적으로 유행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가치관에 맞는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사달라고 하는 물건들을 보면 가끔은 어른들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높은 가격일 때가 있거든요.


이게 우리 가정 경제에 부담이 된다 이런 말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입이 또 안 떨어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김지환 교사 / 경기 효행초등학교

아이가 부모님의 예산에 다소 부담이 될 정도로 고가의 물건을 원한다면, 보통 그 시기가 13세 이상의 청소년기일 확률이 높은데요.


아이의 인지 발달단계와 이해력을 고려하였을 때, 이 시기는 가족의 수입과 지출 등 재정상황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기입니다.


식비, 통신비, 관리비 등 흔히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을 고정지출 이라고 하죠? 이 고정지출에 대해 가족끼리 모여 함께 이야기해 보고, 부모님의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등 가정의 재정상황에 대해 함께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가족의 수입과 지출에 대해 공유하게 되면 고가의 물건을 사달라는 아이와 대화하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해 지는데요.


아이가 사달라는 물건의 금액이, 우리집 일주일치 식비, 또는 한달 학원비 등과 같이 아이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금액으로 와 닿는다면, 아이도 조금 더 현실 감각을 갖게 될 수 있고, 고가의 물건이 가족 예산에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를 더 잘 수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런데 이렇게 가정 경제 상황에 대해서 아이와 이야기 나눌 때 특별히 주의할 점은 없을까요?

김지환 교사 / 경기 효행초등학교

위에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춰 이야기해 주시는 것이 중요한데요.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용돈 관리 정도를 시작하기 좋은 시기이며 식비, 주거비와 같이 큰 카테고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금액이나 걱정거리를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더불어 아이의 연령에 상관 없이 가족의 재정적 어려움이나 걱정을 아이에게 과도하게 전달하게 되면 아이는 불필요한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자녀와 가정의 재정상황을 함께 공유하는 이유가 아이의 합리적인 소비 습관과 경제적 책임감 형성, '가족'이라는 경제적 공동체로서의 정보공유를 위해서라는 걸 생각하시면 조금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제한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기회를 주는 것 이 아이들의 평생 자산이 될 경제 관념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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