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찰 앞 당당히 4차선 무단횡단…관광객도 제주도민도 ‘딱 걸려’

원소정 기자 2025. 4. 17. 18: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단횡단으로 범칙금 부과하겠습니다. 여권이나 외국인등록증 보여주세요."

17일 오후 3시쯤,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

낮부터 쇼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거리가 북적인 가운데, 그 틈을 비집고 삼삼오오 모인 경찰관들이 기초질서 단속에 나섰다.

단속을 시작한 지 15분도 채 안 돼 왕복 4차선 도로를 거침없이 가로지르던 한 남녀가 포착됐다.
17일 오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 일대에서 무단횡단하다 경찰에 적발된 중국 국적 20대 남녀 관광객. ⓒ제주의소리

경찰의 호루라기 소리에 멈춰 선 이들은 중국 국적의 20대 관광객.

경찰이 번역기를 통해 무단횡단 사실을 알리자, 이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각각 2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했다.
경찰이 무단횡단하던 30대 내국인을 쫓고 있는 모습. ⓒ제주의소리

외국인뿐만이 아니었다. 약 20분 뒤 같은 장소. 한 남성이 역시 도로를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했다.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골목길로 도망쳤다. 경찰 2명이 약 150m를 추적한 끝에 붙잡을 수 있었다.

30대 내국인 A씨는 "급한 일이 있어 호루라기 소리를 못 들었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의 신분증 제시에 곧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무단횡단한 건 맞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경찰은 주민등록번호와 지문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그 역시 2만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했다.

제주경찰청은 외국인 범죄예방 100일 특별치안활동의 일환으로 이날 누웨마루 일대, 동문재래시장 일대, 올레매일시장 도내 전 지역에서 내·외국인 기초질서 홍보·단속을 진행했다.

이번 합동 단속에는 제주경찰청을 비롯해 지자체와 협력단체 등 총 140여명이 참여했다.
헬멧 미착용으로 적발된 20대 이륜차 운전자. ⓒ제주의소리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약 1시간 진행된 단속 동안 기초질서 위반 57건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 중 외국인이 37건(무단횡단), 내국인이 20건(무단횡단 12건, 교통법규 위반 8건)을 차지했다.

전체적으로는 무단횡단이 4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교통법규 위반 8건(안전 의무 위반1건, 안전띠 미착용 1건, 안전모 미착용 5건, 중앙선 침범 1건) 등이 있었다.

제주에서는 외국인의 기초질서 위반이 행위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제주겨알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3일까지만 기초질서 위법 행위 총 1361건을 단속했는데, 이 중 87.8%(1188건)가 외국인이었다.

제주경찰청은 오는 6월30일까지 무질서 행위 집중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김광후 제주경찰청 범죄예방질서계장은 "최근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기초질서 위반 행위가 잇따르면서 도민들의 우려가 많아 질서 확립 차원에서 이번 홍보·단속 캠페인을 전개하게 됐다"며 "집중 단속기간 외에도 관광객 밀집 지역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가시적 순찰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