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미니 버킨백도 1800만원 생산 원가는 고작 140만원이었네
판매가 8%대 수준 원가 논란
버킨백 공급도 지나치게 제한
'1억 구매 실적' VIP에만 팔아
작년 한국서 역대 최대 실적
"희소성 내세워 과도한 폭리"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 불똥이 에르메스를 비롯한 명품업체로도 튀고 있다. 중국 의류업체 직원들이 잇달아 유명 브랜드들의 원가를 공개하면서다. 명품들의 경우 원가가 판매가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희소성'을 내걸고 과도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지난해 한국에서 최대 실적을 올렸다. 작년 에르메스코리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9643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2667억원이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7.6%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에르메스의 '기본 버킨백 25 사이즈'의 생산원가는 약 1000달러(약 140만원)에 불과하다. 해당 제품의 미국 백화점 판매가격은 세전 약 1만1400달러(약 1600만원)다. 주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평균 7%가량의 판매세를 고려하면 실제 구매가는 1만2000달러를 넘어선다. 생산원가가 판매가의 8%대 수준인 셈이다. 버킨백은 영국의 유명 가수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따 제작된 뒤 전 세계 여성들의 '워너비(Wanna be)' 가방으로 자리 잡은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이다.

현재 한국 백화점에서는 같은 제품이 약 1800만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가 큰 30 사이즈는 약 2000만원이다. 사이즈가 커지고 소재가 고급일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뛴다. 버킨백 가격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매장 직원들이 구매를 원하는 손님에게만 귀띔하는 식으로 알려주고 있다.
에르메스코리아가 프랑스 본사에서 해당 제품을 수입해올 땐 관세와 별도 마케팅 비용 등이 따라붙는다. 여기에 인건비를 붙여 한국 내 판매가격이 정해지는 구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관세와 인건비 등을 포함한 에르메스의 한국 내 매출원가율(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51.7%다. 루이비통코리아와 샤넬코리아 매출원가율은 각각 57.6%, 52.4%다. 명품 3인방으로 꼽히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중 에르메스가 가장 수익성이 좋다는 뜻이다.
감사보고서의 매출원가율을 적용할 경우 에스메스코리아가 국내에 들여오는 기본 버킨백 매출원가는 918만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즉 에르메스코리아가 1800만원짜리 버킨백 하나를 팔 때마다 882만원을 남긴다는 얘기다.
매출 원가가 판매가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비단 에르메스만의 일이 아니다. 앞서 프랑스 명품 크리스챤 디올도 2600유로(약 384만원)짜리 가방의 생산원가가 53유로(약 8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된 적 있다. 또 이탈리아 명품 조르지오 아르마니도 중국 하도급업체에서 가방 한 개를 93유로(약 13만7000원)에 넘겨받은 뒤 매장에서 약 1800유로(약 260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싼 가격을 지불한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구매 자격을 갖추기 위한 사전 소비까지 필요하다. 에르메스는 꾸준히 에르메스의 제품을 구매한 '충성 고객'에게만 버킨백을 판매한다. 돈이 있다고 무작정 살 수 있는 가방이 아니라는 인식을 만들어 소장욕을 더 자극하는 것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접시나 스카프 등 잡화부터 차곡차곡 많이 산 사람들한테 직원들이 전화해 구매 의사를 물어보고 버킨백을 파는 것으로 안다"며 "어떤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주는지 알 수 없어 버킨백을 사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보통 에르메스에서 1억원어치 이상을 구매해야 버킨백 구매 자격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번 거절하면 다음 연락이 언제 올지 알 수 없다 보니 연락이 오면 대부분 고객들이 구매에 나선다고 한다.
구매가 어렵다 보니 웃돈을 얹어 구매하려는 재판매(리세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매장에서 사는 즉시 리세일을 할 경우 통상 2배 정도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배 가격을 주더라도 매장에서 1억원어치 이상 다른 제품을 구매하고, 또 언제 가방을 살 수 있을지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한 사람이 있다는 얘기다.
[김효혜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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