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재판관 지명 제동' 후폭풍... 민주 "韓, 대선 출마 간 보지 말라"

민주당 "韓, 헌법재판관 지명 철회하라"
"역사·국민에 대한 반역... 석고대죄해야"
국힘 대선 주자들도 "韓 출마는 부적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행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그 효력을 정지하자, 더불어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바짝 높이고 있다. '지명 철회'를 강하게 촉구하는 한편,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덕수 차출론'과 관련해서도 "한 권한대행 스스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압박한 것이다. 심지어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한 대행이 대선에 도전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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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설 피우는 韓, 정치적 중립성 훼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7일 한 권한대행을 겨냥해 "공정하게 대선을 관리해야 할 총리가 내란을 대행하고 출마설을 모락모락 피우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반역이자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총리는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위헌 행위를 한 것에 대해 국민께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의) 지명을 빨리 철회하고 다음 대통령에게 지명할 권한을 넘기는 게 바른 태도"라고 지적했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으라는 촉구도 잇따랐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총리는 지금까지 (대선 출마의) 간을 보고 있는 것 아닌가. 자신 있으면 (대선에) 나와서 뛰어라"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인데 지금까지 간 보고 있는 건 (대선에) 못 나오는 거고, 이건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한 권한대행은) 정치인의 덕목을 갖추지 못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연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한 권한대행은 대행으로서 대선 관리와 (미국과의) 관세 협상 예비 협의에 전념할 것이라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출마할 것이라면 당장 대(對)미국 관세 협의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와 관련한 협상에 임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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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여권 "韓, 관세 협상에나 집중하라"

한 권한대행의 행보를 비판하는 건 야권만이 아니다. 구여권 대선 주자들도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에서 "한 대행은 지금 하실 일이 많다. 대한민국이 결국 수출로 먹고사는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은 관세 협상) 이 문제에 좀 집중하시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대선 불출마 선언을 촉구한 셈이다.

홍준표 경선 후보 측에 합류한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도 가세했다. 김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한 권한대행 출마설이 (당내) 경선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뿐 아니라 우리 당원들도 혼선을 빚을 수 있다"며 "우리 의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있을 수 있지만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자제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