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저가공세에…롯데케미칼, POE 사업 결국 접었다

박한나 2025. 4. 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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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고부가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사업을 결국 중단했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LG화학과 SK지오센트릭, DL케미칼 정도만이 POE를 생산하고 있는데 롯데케미칼이 조용히 사업을 접은 것은 중국업체들의 증설과 가격 경쟁 속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전략적 판단을 미리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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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이 고부가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사업을 결국 중단했다. 여수공장에서 소규모 생산까지 성공했지만 글로벌 수요 침체와 중국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자 대규모 증설 전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여수3공장에서 소규모로 운영하던 POE 공장의 박스업을 완료했다. 박스업은 장기 가동 중단을 전제로 설비 내부를 질소로 충전해 안전하게 보존하는 조치로 사실상 사업 철수를 의미한다.

롯데케미칼의 여수 3공장 내 POE 설비는 대규모 상업 생산을 위한 공장이 아닌 파일럿 성격의 소규모 시설이었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테스트 베드로 삼고 향후 여수공장 인근에 본격적으로 증설할 계획이었지만 시황 악화에 따라 사업화를 중단했다.

운영인력도 이미 타부서로 전환 배치된 상태다. 지난 2022년 POE 공정 개발 전담 테스크포스를 운영하며 상업화 가능성을 검토한 지 3년여 만이다.

POE는 유연성과 내열성을 갖춰 태양광봉지재, 자동차 내장재, 전선과 케이블의 절연과 피복재 등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소재다. 석유화학업계의 '고부가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며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2조5000억원에서 2027년 약 4조7000억원까지 연평균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글로벌 POE 시장은 중국업체들의 급속한 증설과 저가 공세로 경쟁이 격화됐다. 엑손모빌, 다우, 미쓰이, 사빅 등 기존 글로벌 대형기업들이 주도해 온 시장에 완화화학, 시노펙 등 중국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며 중국산 제품의 존재감이 빠르게 확대됐다.

태양광 산업이 집중된 중국 내 주요 모듈 제조사들도 자국산 POE를 우선 채택하는 데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친환경 정책 수정 움직임에 글로벌 수요의 흐름과 가격도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조사기관 캠애널리스트(Chemanalys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POE 평균 가격은 수요 부진과 재고 과잉으로 전월 대비 10% 급감했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LG화학과 SK지오센트릭, DL케미칼 정도만이 POE를 생산하고 있는데 롯데케미칼이 조용히 사업을 접은 것은 중국업체들의 증설과 가격 경쟁 속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전략적 판단을 미리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롯데케미칼이 개발부터 생산까지 성공했음에도 POE 사업의 중단을 결정한 것은 '스페셜티 소재도 영원한 프리미엄일 수 없다'는 시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생산 규모를 확대하려면 안정적인 고객 확보가 선행돼야 하는데 수요 불확실성과 가격 경쟁이 겹친 상황에서는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려워 투자를 단행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POE는 당사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다"며 "이번 조정은 공장 운영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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