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에 문화를 더하다..포스코 '파크1538광양' 가보니[르포]
'철강과 감성' 잇는 복합 전시장
[파이낸셜뉴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굳은 결의를 가지고 건설했습니다"
17일 전남 광양시 포스코 '파크1538광양'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제철보국(製鐵報國)' 네 글자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철을 만들어 나라에 보답하겠다는 포스코 창립 정신이 깃든 문구다. 검은 벽을 타고 울려 퍼지는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의 육성은 산업화 세대의 집념과 희생을 현재로 불러냈다.
포스코는 지난 14일 광양제철소 내에 산업·예술·미래 기술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 '파크1538광양'을 조성해 일반에 처음 공개했다. 이곳은 포항에 이은 두 번째 산업문화 전시관으로 광양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와 산업이 함께 숨쉬는 곳
먼저 눈길을 끈 건 전시장의 유려한 곡선형 외관이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철의 물성과 '빛의 도시' 광양의 이미지를 담아낸 디자인에 방문객들은 "공장지대에 이런 문화공간이 있을 줄 몰랐다"며 감탄을 쏟아냈다.
관람은 몰입형 영상관에서 시작됐다. 철광석이 물·불·공기·땅을 만나 철로 태어나고, 다시 재활용돼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3분 동안 미디어아트로 풀어냈다. 어둠 속에서 철 입자가 빛처럼 퍼져나가자, 관람객들은 숨을 죽인 채 화면에 몰입했다.
이어진 '역사존'에서는 포스코 창립부터 현재까지의 철강산업 역사가 펼쳐졌다. 박태준 명예회장의 육성 어록을 비롯해 △초기 급여명세서 △기숙사 수첩 △제철소 건설 기록 사진 등이 전시돼, 당시 제철인들의 치열했던 삶을 생생하게 전했다. 관람객들은 '국민연금 3000원, 독신요비(기숙사비) 5000원'이라는 당시 공제 내역을 살펴보며, 시대 변화를 실감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지난 1987년 광양제철소 1기 준공을 시작으로 △2기(1988년) △3기(1990년) △4기(1992년)까지 차례로 확장하며 최신예 제철소 건설에 투자를 이어갔다. 광양제철소는 1982년부터 9년간 세계 1위를 지켜온 포항제철소를 넘어, 단일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 생산 규모를 갖춘 시설로 자리매김했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문화 플랫폼
이어진 전시장에서는 철강의 미래 응용 사례가 소개됐다. △풍력발전기 △태양광 구조물 △수소 파이프라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고층 빌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 포스코 강재가 실물 모형과 함께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수소 이송용 강관은 영하 45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충격을 견디는 고내구성 제품으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일상 속 철강 활용 사례도 조명됐다. 의류관리기·냉장고·전기차·수소충전소 등 생활 곳곳에 녹아든 포스코 강재가 다양한 사례로 소개됐다. 특히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는 프리미엄 자동차 강판은 전기차·수소차의 경량화를 이끄는 핵심 소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스아트' 강판 전시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명화나 가족사진을 철판 위에 인쇄하는 포스아트 기술은 일부 프리미엄 가전과 스타벅스 매장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관람객들은 대리석과 구분되지 않는 철판을 만져보며 "눈으로는 철인지 전혀 구별할 수 없다"며 입을 모았다. 현장에서는 철판과 목재를 자석으로 구별해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돼 흥미를 더했다.
전시해설(도슨트)을 맡은 류리화 씨는 "광양 지역에는 대형 문화시설이 많지 않은 만큼, 파크1538광양이 시민들에게 소중한 문화공간이 되고 있다"며 "특히 포스아트처럼 일상과 밀접한 기술 체험에 대한 반응이 특히 뜨겁다"고 전했다.
한편, 포스코는 향후 구봉산 일대까지 문화공간을 확장해 산업·자연·예술이 어우러진 복합문화지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파크1538광양은 철이라는 산업재를 넘어 감성과 미래를 잇는 공간"이라며 "앞으로 시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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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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