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북한이 코 앞'…동해 최북단 저도어장, 올해도 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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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의 꿈을 안고 떠납니다."
동해 최북단 저도어장이 개장한 17일 새벽 강원 고성군 거진항 일대는 저도어장 출어를 준비하는 어민들로 북적였다.
늘 긴장감을 갖고 조업해야 하지만 어민들이 매년 봄 저도어장 개장을 기다리는 이유가 있다.
도에 따르면 역대 강원도지사 중 저도어장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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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어 등 다양한 어종 잡히는 황금어장…매년 4∼12월 개방
(강원 고성=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만선의 꿈을 안고 떠납니다."
동해 최북단 저도어장이 개장한 17일 새벽 강원 고성군 거진항 일대는 저도어장 출어를 준비하는 어민들로 북적였다.
북방한계선(NLL)과 조업한계선 사이에 위치한 저도어장은 북방한계선과 거리가 불과 1.8㎞에 불과하다.
배로 약 5분 정도면 저도어장에서 북방한계선까지 닿는다.
늘 긴장감을 갖고 조업해야 하지만 어민들이 매년 봄 저도어장 개장을 기다리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이곳은 대문어, 대게, 해삼, 해조류 등 다양한 어종이 잡을 수 있는 '황금어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저도어장에서 177일 동안 8천800척이 87t의 고기를 잡아 19억원의 어획고를 기록했다.
어민들은 좋은 어획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개장 첫날을 맞아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새벽부터 나와 어로한계선 인근에서 대기했다.
거진항을 비롯해 대진항, 초도항 등에서 출항한 어선들은 해경 점호를 받은 뒤 오전 6시께 본격적인 조업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입어절차(점호 방법)가 시각 점호에서 통신 점호로 바뀌며, 어민들은 신속하게 점호를 완료하고 출항에 나섰다.
첫 조업에는 연승 120척, 자망 40척, 관리선 5척 등 총 168척의 어선과 260여명의 어업인이 참여했다.
맑은 날씨 속 저도어장 한가운데 배가 정박하자 통일전망대와 금강산 자락 등 북녘땅까지 눈에 훤히 들어왔다.
저도어장은 매년 4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조업이 가능하며,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첫 입어 일자는 보통 4월 초중순으로 정해진다.
북한과 매우 가까운 탓에 남북 긴장 상황에서는 조업 가능 기간이라도 출입이 통제될 수 있다.
지난해 10월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자 해경은 저도어장에서 조업 중인 우리 측 어선을 철수 조치하고, 어장을 폐쇄 조치했다.
조업 기간에는 안전 조업과 피랍 방지를 위해 어업지도선, 고성군 수협지도선, 해군 고속정, 해경정 등이 어업 현장에 배치된다.
어민들은 이날 오전 어업을 마치고 곧장 위판장이 있는 대진항으로 향했다.
대진항에 도착한 대문어들은 부지런히 손질을 마친 뒤 위판이 이뤄졌다.
이날 어민들이 잡은 대문어는 약 4천800여㎏.
대진항에서 만난 한 어민은 "기대만큼 어획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문어들이 많이 잡혔다"며 "오늘 같은 맑은 날씨가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도 이날 새벽부터 거진항을 찾아 어민들을 격려하고, 안전 점검을 했다.
어업지도선에 승선해 직접 문어도 잡는 등 일일 어부 활동도 했다.
도에 따르면 역대 강원도지사 중 저도어장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진태 지사는 "직접 체험해보니 어민 여러분이 얼마나 힘든 환경 속에서 고생하시는지 절실히 느꼈다"며 "도는 바다 위에서 고생하시는 여러분의 노고를 절대 잊지 않고 어민들의 생명과 안전, 소득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북 긴장 상황이 이어지며 도와 관계 기관은 저도어장의 안전한 조업을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도와 해경, 해군은 이날 조업을 마친 뒤 어민들이 불안함 없이 조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실시간 감시체계 강화 등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도는 지난달 어업지도선을 신규 배치해 총 3척의 지도선을 운용 중으로, 저도어장 일대 안전 어업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r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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