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인수했나”… 직원 일탈 만연 드러난 신한자산신탁, 금감원 정조준
직원 13명 금융투자상품 매매 제한 위반
금품 수수, 대출 알선 혐의로 검찰 압수 수색도
신한투자증권의 1300억원 운용 손실 사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신한자산신탁(옛 아시아신탁)에서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회사는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부동산신탁을 새 먹거리로 키우겠다며 사들인 계열사인데, 최근 감독당국 검사에서 직원 불법 행위가 연달아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신한자산신탁 직원 13명의 금융투자상품 매매 제한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1억1550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공시했다. 신한자산신탁은 이날 직원 일부가 금품을 수수하고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신한자산신탁은 조용병 전 신한지주 회장 주도로 지분 100%를 확보한 비(非)은행 계열사다. 신한금융그룹은 2019년과 2022년 신한자산신탁 지분을 각각 60%, 40% 인수했다.
회사 실적에 따라 매각가가 연동되는 조건을 설정해 이렇게 단계적으로 지분을 넘겼는데,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부실이 더 커졌다는 게 신한자산신탁 안팎의 진단이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매각대금을 받으려고 덩치를 인위적으로 불릴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
인수 당시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신한자산신탁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제법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부동산 개발 시행사나 마찬가지인 회사인 데다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에 대한 인식도 부실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그러나 조 전 회장이 강력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자산신탁은 2023년까지는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손실 2504억원, 순손실 3086억원을 기록하며 고꾸라졌다. 책임준공확약 토지신탁사업 손실이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었다. 사실 2023년부터 책준신탁 사업장들의 잠재적 부실 리스크가 부상했는데, 이 회사는 대손충당금을 적극 설정하지 않은 채 반등을 노리다가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통제 잡음까지 새어 나온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신한자산신탁을 대상으로 한 정기검사에서 일부 직원이 규정을 어기고 불법으로 주식을 매매한 사실을 적발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에 재직하는 직원은 주식 거래를 비롯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가 제한된다.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하려면 회사에 신고한 계좌 한 개만 사용하고, 매매 내역을 매 분기 회사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신한자산신탁 직원들은 회사 몰래 주식을 거래했다. 직원 13명이 2020년 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주식 거래를 한 액수는 9억4300만원에 달한다. 가장 많은 거래 내역이 확인된 한 팀장은 4년간 증권사 6곳에서 계좌 7개를 개설해 3억1310만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자산신탁이 직원 내부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온다. 신한금융에 인수되기 전부터 이 회사에서 근무해 온 일부 ‘사고뭉치’ 직원이 여전히 남아 있는데, 회사가 이들에 대한 통제에 특히 애를 먹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신한자산신탁은 금감원 제재가 발표된 날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직원들이 신탁 업무 과정에서 수억원대 금품을 받고 대출을 알선한 혐의다. 금감원은 정기검사 과정에서 이 같은 혐의를 확인하고 검찰에 회사와 관계자 등을 고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에서 확인된 사실에 대한 조치는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과태료 처분은 제척 기한이 있어 우선 처리했고, 수사가 필요한 부분을 검찰에 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자산신탁은 이 외에도 자본시장법상 명시된 부수업무 신고의무를 위반한 사실도 확인돼 추가적인 제재가 예고돼 있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자가 금융투자업에 부수하는 업무를 하려면 업무 시작 2주 전까지 금융위원회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사전신고 없이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의 ACM(자산관리회사) 업무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수업무 신고의무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절차를 밟을 예정이며, 아직 남아 있는 제재 사항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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