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 부자가 마음씨도 좋다?"…60개국 조사 보니, 진짜네

정은지 2025. 4. 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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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이 더 친절할까? 230만 명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부자는 여유가 있으니 베풀 수 있다'는 직관적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연구진은 "자원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타인을 돕는 행동 자체가 큰 부담이 되며, 이는 곧 친절할 여유가 적다는 현실적인 제약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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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만 명·60개국·50년간 데이터 분석...부자가 더 여유로워 타인에 친절한 경향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이 더 친절할까? 230만 명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이 더 친절할까? 230만 명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더 따뜻하고 더 선하다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속 인물들부터 해리 포터 시리즈의 위즐리 가족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는 오랫동안 '가난하지만 선한 사람들'을 이상적인 이미지로 그려왔다. 반면 부유한 인물들은 종종 이기적이고 냉정하게 묘사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국제 공동연구 결과, 실제 현실에서는 이와는 다소 다른 양상이 드러났다. 전 세계 23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타인을 위한 친절하고 이타적인 행동, 즉 '친사회적 행동(prosocial behavior)'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Vrije Universiteit Amsterdam), 중국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s), 독일의 심리학 연구진이 협력해 수행한 결과로 학술지 '심리학 회보(Psychological Bulletin)'에 발표됐다. 1968년부터 최근까지 발표된 총 471편의 독립 연구를 종합 분석했으며, 분석 대상에는 아동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포함됐다. 참여자는 미국, 중국, 독일, 스웨덴, 이탈리아, 호주 등 60개국에 걸쳐 있었다.

연구진은 소득과 교육 수준을 반영한 '사회계층'과 '친사회적 행동'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친사회적 행동이란 도움 주기, 기부, 나눔, 위로, 동물 돌보기, 자원봉사 등 타인을 돕기 위한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부유할수록 약간 더 베푼다"

분석 결과,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친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분명하게 나타났다. 그 차이는 '작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이었다.

연구를 이끈 폴 반 랑헤 암스테르담 자유대 교수는 "사회계층을 어떤 방식으로 측정하든, 계층이 높을수록 이타적인 행동을 더 많이 한다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자는 여유가 있으니 베풀 수 있다'는 직관적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연구진은 "자원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타인을 돕는 행동 자체가 큰 부담이 되며, 이는 곧 친절할 여유가 적다는 현실적인 제약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남에게 보여질 때 더 친절해진다"는 상류층

흥미로운 사실은 사회적 감시나 타인의 시선이 존재할 때 상류층의 친사회적 행동이 더욱 증가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부유한 사람들이 관대함을 보여줌으로써 얻는 사회적 인정과 이득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저소득층은 실제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는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경우가 많았다. 즉, '행동'이 아니라 '의도'에서는 두 계층 간 차이가 크지 않았던 셈이다. 연구진은 저소득층이 사회 전체보다는 가까운 가족, 이웃, 공동체 내부에서 더 높은 수준의 친사회성을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정책 설계에 시사점" … 친절을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 주목해야

공동 저자인 중국과학원의 준후이 우 박사는 "이 연구는 친사회성을 결정짓는 데 있어 경제적 배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사회적 약자의 친절함을 방해하는 구조적 장벽을 정책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전 연구들에서는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날에는 친사회적 행동이 줄어든다는 결과나, 선물하기와 같은 이타적 행동이 혈압과 심박수를 낮춘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결국 '누가 더 친절한가'의 문제는 선천적인 성향만이 아니라, 사회적 자원과 환경, 그리고 그것이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복합적인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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