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경제성장률, 기존 예상 못 미쳐… 12조 추경 하면 0.1%p 높아질 것”(종합)

문수빈 기자 2025. 4. 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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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직후 기자회견
올해 성장률 기존 1.5% 전망보다 낮을 듯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나올수도
다음 금통위서 금리 인하 단행되나… 금통위원 의견 한 방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12조원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은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p)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2월 15조~20조원의 추경이 적절하며, 이럴 경우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0.2%p(1.5→1.7%)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추경을 12조원으로 편성한 만큼, 이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경제성장률 상승 폭은 애초 기대보다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내부 경제연구원 계간 학술지 ‘경제분석’에 게재된 정부의 예산 지출 1원당 국내총생산(GDP)이 1.45원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한은의 의견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허준영 서강대 교수와 김세훈 박사과정생이 집필했다.

이 총재는 “1.45원은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본다”며 “우리는 0.4~0.5원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12조원 추경에 따른 경제성장률 0.1%p 인상 효과도 이 맥락이다.

2차 추경 편성 여부의 적정성과 알맞은 규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경제 정책만큼은 (12·3 비상계엄 사태 등) 정치와 분리돼서 진행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주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툴(도구)이 추경이었다”며 “대외신인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2월에) 예외적으로 중앙은행 총재가 추경을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평상 시엔 정부가 (추경안을) 발표하면 한은은 이에 대응하듯이 통화 정책을 내놓는다”며 “5월에 한은이 경제 전망을 발표할 때 ‘추경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하는 게 좋다’는 등의 얘기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그는 올해 연간 성장률이 지난 2월 예상치인 1.5%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정치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장기화해 경제 심리 회복이 지연됐다”며 “대형 산불과 일부 건설 현장 공사 중단과 같은 이례적인 요인도 가세해 내수 부진이 지속됐다”고 했다. 수출도 “4월 들어 통상 여건 악화로 증가 폭이 축소돼 전반적으로 모멘텀이 약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1분기 성장률부터 전망치 대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한은은 올해 1분기 성장률로 0.5%를 제시했는데, 두 달 전인 2월에 이 수치를 0.2%로 내렸다. 이 총재는 “1분기 성장률도 상당 폭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저효과에 관세까지 더해져 성장률은 상당히 저하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인 연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이 총재는 “향후 무역 협상의 진행으로 국가별 최종 관세가 어떻게 결정될지, 추경은 언제 어떤 규모로 편성될지 불확실성이 크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리스크 요인의 전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5월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날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총재는 “미국 관세 정책의 강도와 주요국의 대응이 단기간에 급격히 변해 현재로서는 전망의 기본 시나리오조차 설정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금번에는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어떻게 변화할지 살피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최근 일주일 새 1420원에서 1480원 선을 오가는 등 단기간에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특히 거주자 해외증권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주신 순매도로 외환 수급 부담은 여전한 상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뉴스1

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 금통위인 오는 5월에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날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6명 중 1명(신성환 위원)만 물가를 염두에 두고 큰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지만, 향후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한 상황이라서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여섯 분 모두 3개월 이내에 기준금리가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며 “5월에 경제를 전망할 때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전날 국회에서 ‘(현재 경제가)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다’고 했는데 최종 금리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속도는 어떻게 될지는 다른 여건에 달려 있다”며 “5월 경제 전망 수치가 확정된 후 더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5월에 금리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6·3 조기 대통령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한은은 정치를 고려하지 않고 경제 데이터만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려고 노력한다”며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 정치에서 자유롭고 (본연의) 의무를 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부터) 금리 인하를 다른 나라보다 먼저 시작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이 보수적’이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 한국이 영향을 받는 건 당연하지만 기계적으로 (금리 차를 좁히기 위한 조치를) 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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