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당 50만원" 수능 문제 팔아 2.6억 챙겼다…'카르텔' 올라탄 교사들

이강준 기자 2025. 4. 17.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사교육 카르텔' 사건 관련자 126명을 입건해 최종 100명을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이외에도 △현직 교사가 문항 판매 과정에서 수능 모의평가 검토위원 참여 이력을 누설한 사건 △대학교 현직 입학사정관이 수험생을 개인지도 후 대가를 수수한 사건 △현직 교사가 소속 고등학교의 수시 합격·불합격 자료를 외부로 유출한 사건 △사교육업체 관계자가 수능 출제위원 이력을 허위고지한 사건도 적발해 송치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찰, '사교육카르텔' 현직 교사 등 100명 송치
1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한 어린이가 학원으로 등원하고 있다. 교육부·통계청이 13일 공개한 2024 유아사교육비 시험조사 주요 결과를 보면 지난해 7~9월 3개월간 유아 172만1000명의 사교육비 지출 총액은 약 8154억원이었다. 1인당 월평균 지출액은 15만8000원이었다.사진은 기사와 연관없음/사진=뉴시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사교육 카르텔' 사건 관련자 126명을 입건해 최종 100명을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치인원 100명 중 문제 판매 당시 현직 교사가 72명이었다. 그 외엔 △학원 법인 3곳 △메가스터디 일타 강사 조모씨 등 유명 강사 11명 △학원 대표 등 직원 9명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직원 3명 △교수 1명 △입학사정관 1명이었다.

이 중 현직 교사 47명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문제 판매로 총 48억7000만원을 받았다. 경찰이 청탁금지법으로 교사를 송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사 A씨 등 47명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업무 외적으로 수능 관련 문항을 제작해 사교육업체·강사 등에게 판매했다. A씨는 이 대가로 2억6000만원을 받았다. 학원 법인과 강사 B 등 19명은 이들에게 수능 관련 문제를 구입했다.

수능 대비 문항은 한 개당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도 호가했다. 문제를 판매하는 교사 경력과 문제 퀄리티에 따라 가격은 더 비싸지기도 했다. 교사들은 20문항에서 50문항까지 한 개 세트로 구성해 묶음으로 이들에게 판매했다. 한 학원 강사는 자비를 들여 최대 5억5000만원에 문제들을 구입하기도 했다.

수능 참여했던 교사들 조직적으로 동원…6억2000만원에 '문제 판매'

사교육 카르텔 문항제작팀 운영 개요도/사진제공=경찰청 국가수사본부
A씨는 다수의 수능 출제·검토위원 경력의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문항제작팀'을 만들어 학원과 강사들에게 조직적으로 문항을 판매했다. A씨는 8명의 문항제작팀을 구성하고,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대학생 7명을 모집해 '문항검토팀'도 만들었다.

A씨 조직은 문항 2946개를 제작해 사교육업체 관계자로부터 6억2000만원 상당 금액을 수수했다. 경찰은 문항제작팀 소속 일부 교사들은 판매 대가를 본인 명의 계좌가 아닌 차명 계좌로 입금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 유출 의혹…유명 강사 조모씨 등도 송치
정부가 2026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 전으로 원점 복귀하는 방안을 공식화하면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10일 경기 안양시 학원가 건물에 게시된 의대 입시 관련 홍보문.사진은 기사와 연관 없음/사진=뉴스1
경찰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 유출 의혹에 대해선 유명 영어 강사 조모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송치했다. 조씨는 문항 거래 관계의 교사를 통해 정식 발간 전 EBS 교재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EBS 교재를 감수 후 이 내용을 바탕으로 수능 영어 23번 문항을 출제한 교수는 업무방해·정부출연기관법 위반 혐의로, 조씨에게 EBS 교재를 유출한 교사는 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배임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2023학년도 수능 당시 공정성 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이의심사위원회 심사 대상 안건에서 제외하기로 공모한 평가원 직원 3명도 업무방해 혐의로 송치됐다.

학원에 팔았던 국어 문제를 그대로 내신에 출제한 고등학교 교사…"입학사정관이 과외한 사례도 적발"
학원과 강사에 판매했던 문항을 그대로 내신시험에 출제한 고등학교 교사 C씨 등 5명도 검찰에 넘겨졌다.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 C씨는 재직 중인 학교에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학년·2학년 국어과목 내신시험을 4회 출제할 때 과거 자신이 학원에 판매한 14개 문항을 출제했다.

경찰은 이외에도 △현직 교사가 문항 판매 과정에서 수능 모의평가 검토위원 참여 이력을 누설한 사건 △대학교 현직 입학사정관이 수험생을 개인지도 후 대가를 수수한 사건 △현직 교사가 소속 고등학교의 수시 합격·불합격 자료를 외부로 유출한 사건 △사교육업체 관계자가 수능 출제위원 이력을 허위고지한 사건도 적발해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의 근간이 된 현직 교원들의 문항 판매 행위가 더이상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청탁금지법·위계공무집행방해·정부출연기관법위반·업무방해·업무상배임 등 혐의를 각 적용해 철저히 수사했다"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