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은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공급망 공조 확대”

문혜현 2025. 4. 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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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첨단산업·외교안보 등 밀전합 관계
양국 핵심광물 연구·개발 민간협력 기대
대우건설 하노이 인프라사업으로 더 긴밀
해양·국방·방산 분야 상호 협력 확대
미국의 베트남 관세, 한국의 문제이기도
최영삼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코리아헤럴드·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향후 베트남과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경제안보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전략적 협력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 제공]

최영삼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베트남과 경제 협력에 대해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해 최상의 협력관계를 구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대사는 17일 코리아헤럴드·헤럴드경제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양국은 상호 3위의 교역 대상국으로 2030년까지 교역액 15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관계 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베트남에 920억 달러를 투자한 ‘베트남 최대 투자국’이다. 지난해 삼성 베트남의 수출이 베트남 전체 수출의 14%를 차지하는 등 베트남 경제 발전 기여도는 날로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펼쳐지는 ‘글로벌 관세 전쟁’에도 함께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최 대사는 “베트남과 미국 간 관세 등 무역 문제는 더 이상 베트남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의 시대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2022년과 2023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관련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 대사는 “정부는 재외공관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EWS) 등 모니터링·협력 채널을 통해 베트남과 공급망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최 대사와의 일문일답.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 현지에서 신도시 개발 및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양국 간 무역·경제협력의 성과와 의미는 무엇인가? 또 앞으로 협력방안은 어떤 게 있는가?

▶한국과 베트남 간 수교 당시 5억 달러에 불과했던 교역액은 지난해 867억 달러로 170배 이상 성장했다. 또한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수출 중 20% 이상이 대미(對美) 수출로 추산되는 가운데, 베트남과 미국 간 관세 등 무역 문제는 더 이상 베트남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긴밀한 협력관계를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하게 미래 협력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로 ▷인프라 ▷미래 성장동력 ▷경제 안보·공급망을 꼽을 수 있겠다. 베트남은 2025년 8% 이상, 향후 두 자릿수의 야심찬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메가 인프라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베트남 원전, 고속철도, LNG 발전 프로젝트 참여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우수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첨단산업과 과학기술, 정보통신, 녹색성장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로 협력을 더욱 심화·확대해 나가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에 따라 경제안보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핵심광물 협력, 경제안보 핵심품목 관리 등을 위한 베트남의 중요성도 지속 증대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베트남이 한국 기업의 전략적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국 정부는 어떤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는가?

▶베트남과의 전략적 협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내 수급이 불안정할 경우 대란 사태를 빚었던 차량용 요소수의 경우, 2024년 베트남산 비중(53.1%)이 중국산을 앞지르기도 했다. 정부는 재외공관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EWS) 등 모니터링·협력 채널을 통해 베트남과의 공급망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2022년과 2023년 정상회담 계기 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올해부터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향후 5년간 ‘베트남 핵심광물 공급망 기술협력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양국 간 핵심광물 분야 연구·개발과 함께 핵심광물 민간 협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이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베트남 경제성장과 양국 관계에 어떤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하나?

▶팜 밍 찡 베트남 총리는 베트남의 3대 우선 과제로 제도 개혁, 인적자원 강화와 함께 인프라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의 협력에 많은 기대를 표명하고 있다. 이는 우리 기업에도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일례로 도시개발 사업의 경우 대우건설의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GS건설의 냐베신도시, 롯데의 투티엠스마트시티 등 우리나라의 유수 기업들이 베트남 기업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인프라 사업은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베트남에 소개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해줄 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의 베트남 진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양국 간 인프라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타당성 조사 지원, 지분투자 등을 통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시개발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베트남 지방성을 대상으로 도시 성장 협력프로그램(UGPP)을 진행하면서 우리 기업의 참여 확대를 위해 초기 프로젝트 계획 수립, 인허가 협의 등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민관이 ‘팀코리아’로서 힘을 모은다면 한국과 베트남 간 인프라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 생각한다.

-베트남은 최근 전기차,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각각의 강점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것이 있는가?

▶첨단산업 협력의 발전을 위해 양국은 다양한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LG 등의 베트남 연구개발(R&D) 센터가 양국간 기술협력을 선도하고 있으며, 민관 차원의 인재 양성 사업들을 통해 첨단산업으로의 고도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우리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설립된 한국-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등을 통해 베트남 혁신기술생태계를 마련하는 데에도 양국이 힘을 모으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최근 원전 재추진 방침을 밝혔다. 한국과 베트남 간 원전 협력 논의는 현재 어떤 단계에 있으며, 한국의 경쟁력은 어떠한가?

▶한국과 베트남은 2011년 정부 간 원전 협력 MOU를 맺고 공동 예비타당성 조사 등 협력을 추진했는데, 베트남의 원전 재개 결정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월 응우옌 홍 지엔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은 원전 협력 가능 국가 중 한국을 제일 먼저 방문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면담하고 원전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를 토대로 8년 만에 국장급 원전산업 대화체가 재가동됐고,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원전 분야 민간기업 간 협력 논의도 진전되고 있다. 우리는 베트남에 신뢰할 수 있는 원전 협력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베트남도 한국의 원전 기술과 건설 역량, 인력 양성 및 정책 제도 등 성공적인 운영 경험과 수출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원전 협력이 양국 간 실질협력 핵심 분야로서 더욱 심화,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베트남은 북남 고속철도 건설을 장기 과제로 추진 중이며 한국 기업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 정부는 철도 관련 공공기관, 기업들과 한 팀이 되어 북남 고속철도 사업 참여를 위해 베트남과 적극적으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하노이를 방문해 베트남 건설부 장관과 고속철도를 포함한 철도분야 협력을 논의했으며, 같은 날 한국-베트남 철도협력 포럼을 개최해 한국의 고속철도 도입 및 자립화 경험을 공유했다. 우리나라도 기술 이전을 받아 발전한 만큼 베트남에서 가장 중시하고 있는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 등에 있어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잘 준비돼 있으며,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금융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도 고속철도를 통해 철도산업을 발전시키고 자립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가 베트남 철도 발전의 협력 동반자로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베트남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이후 외교·안보 분야에서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 소개해 달라.

▶양측은 외교장관 간 전략적 소통 강화를 위해 연례 협의체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바에 따라 양국 간 실질 협력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국제 정치·경제 상황에 선제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공조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해양 분야 협력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국-베트남 해양대화를 최초로 개최해 해양경제, 해양환경, 해양안전·안보 등 분야에서 실질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한국과 베트남은 그간 함께 쌓아온 전략적 신뢰를 바탕으로 국방·방산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국방 현대화를 중장기 전략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은 다양한 플랫폼과 체계 운용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방산 분야에서 상호보완적 협력의 여지가 크다.

-베트남 내 재외동포 수는 2017년 12.4만 명에서 2023년 17.8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자영업 등 비즈니스를 운영 중인 교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베트남 정부와 협력 방안을 소개해 달라.

▶대사관에서 우리 교민을 지원하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 측면, 교민 사회 전체 확대 및 발전을 도모하는 것과 교민 한분 한분의 편의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대사관은 인적교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베트남 정부와 적극 협의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양국 간 인적교류 규모는 500만 명이 넘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했고, 최근 베트남 정부가 우리 국민에 대한 45일간 무사증 체류 조치를 2028년 3월까지 연장해 양국 간 활발한 인적 교류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조치는 사업, 관광, 출장 등으로 베트남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의 편의를 크게 제고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 내 우리 교민 사회와 자영업 등 비즈니스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우리 대사관은 순회영사 활동도 적극 실시하고 있다. 나아가 베트남 경제·사회 분야의 정책과 법률에 대한 우리 교민과 기업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베트남 각 지역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대사관’을 실시해 설명회와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다겸 코리아헤럴드 기자,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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