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23년간 정치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4강 포함' 확신"

"내 정치 여정 자체가 '대통령 준비'의 기간"
대선 출마 이유로 '이념' 언급... "이념이 밥"
"새 선거에 언급 부적절"... 尹과 거리 두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이 국민을 지킨다! 국민수사대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1차 경선 진출자 8명이 확정된 가운데, 5선 중진인 나경원 의원이 "23년 동안 정치를 하며 (대통령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2차 경선 진출을 확신한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나 의원은 17일 BBS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 정치 여정 자체가 대통령을 위한 준비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선 구도가 김문수·홍준표·한동훈 3강으로 꼽히는데, 2차 경선의 4등 안에 들 것을 확신하시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그는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쟁력은 오랜 정치 경력에서 나온다고 했다. 나 의원은 "23년간의 (내) 정치 여정은 '대통령 준비 기간'이었다. 서둘러 출마했다고들 하시는데, (정치를 한 기간의) 준비가 다 녹여진 것으로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여성특별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드럼통에 들어갈지언정 굴복하지 않는다'라는 팻말을 들고 실제 드럼통에 들어가 있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나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대선 출마 선언의 이유 중 하나로는 '이념'을 내세웠다. 나 의원은 "저는 요즘 '이념이 밥이다'라고 늘 얘기한다"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헌법 가치를 튼튼히 다진 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성장과 통합으로 포장했지만, (본질은) 반(反)시장적이다. 그의 철학을 보면 걱정된다. 그래서 제가 '이념이 밥'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날을 바짝 세웠다.

지난해 12월 '불법 계엄 및 내란 사태'를 주도해 이달 4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는 재차 '거리 두기'에 나섰다. 나 의원은 "새 대선을 준비하는 데 있어 윤 전 대통령을 너무 내세우거나, 언급하는 것 자체가 과연 맞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 15일에도 그는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을 (국민의힘) 경선 한복판으로 끌어들이는 건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 대선 1차 경선 진출자로 나 의원을 포함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8명을 확정했다. 이들 중 2차 경선 진출자 4명은 오는 22일 발표된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