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한국은행 금통위 4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문수빈 기자 2025. 4. 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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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직전 금통위인 2월엔 0.25%포인트(p) 인하했는데, 이번엔 한 박자 쉬어가는 셈이다. 기준금리는 2023년 1월 3.50%로 15년 만에 최고치를 찍고 점진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씩 낮춘 바 있다. 금통위의 동결은 미국발(發) 관세 전쟁으로 널뛰는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단 기준금리 인하를 멈추고 대내외 여건을 살펴보겠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 금통위원들은 “물가는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통상 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관세 정책의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은은 내수 부진은 일부 완화되지만 미국발(發) 관세 전쟁으로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며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달 전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로 1.5%를 제시했는데, 이날 “금년 성장률은 2월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장의 하방 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물가, 가계부채,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다음은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2.75% 수준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1/4분기 경기 부진 및 글로벌 통상 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었다. 하지만 미국 관세 정책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세계 경제는 글로벌 무역 갈등 심화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 주가가 큰 폭 하락하였다가 상호관세 유예 등으로 일부 반등하였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도 상당폭 하락하였다가 급등하였고, 미 달러화는 큰 폭의 약세를 나타내었다.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 협상,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상황을 보면, 정치 불확실성 지속, 통상 여건 악화 등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예상보다 약화되었다. 고용은 전체 취업자수 증가 규모가 늘어났으나 제조업 등 주요 업종은 감소세를 지속하였다. 앞으로 내수 부진이 일부 완화되겠지만 수출은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금년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5%)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나, 향후 무역 협상의 전개 양상, 추경의 시기 및 규모 등과 관련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물가는 3월 중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이 각각 2.1% 및 1.9%를 나타내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수준(2.7%)을 유지하였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높아진 환율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유가 하락, 낮은 수요 압력 등으로 2% 내외의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금년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1.9%, 1.8%)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 경로는 국내외 경기 흐름, 환율 및 국제 유가 움직임,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 원·달러 환율이 미국 관세정책 및 중국의 대응, 증권투자자금 유출입 등에 영향받으며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가 반락하였다. 주가는 경기 및 기업 실적 둔화 우려로 큰 폭 하락 후 일부 반등하였으며 장기 국고채금리는 상당폭 낮아졌다. 주택시장에서는 서울 지역의 가격 오름세 및 거래량이 크게 확대되었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둔화되었다. 가계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주택 거래 영향으로 증가 규모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 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글로벌 통상 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도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금융완화 기조로 인한 가계부채 재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 나가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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