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트로피 없는 인기스타 라두카누, ‘손절’이냐 부활이냐.

김종석 2025. 4. 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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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나이로 US오픈에서 우승한 뒤 신데렐라로 떠오른 엠마 라두카누. 부상과 코치 교체 등으로 침체된 모습을 보이면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출처 시티에이엠닷컴

- US오픈 깜짝 우승 후 부상 좌절
- 최대 스폰서 보다폰과 재계약 실패
- 거품 논란 잠재울 성적 입증 절실

프로 스포츠 세계는 냉정합니다.
한창 눈부신 성적으로 잘 나갈 때는 너도나도 모시고 싶어 하는 귀한 몸이 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찬밥 신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영국의 테니스 요정 엠마 라두카누(23)도 요즘 비슷한 심정이 아닐지 싶습니다. 2021년 10대 나이로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여자 단식 타이틀을 차지한 뒤 상한가를 누렸습니다. 1977년 버지니아 웨이드 이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한 최초의 영국 여자 선수가 되면서 거액의 스폰서십 계약이 줄을 이었던 거죠. 특히 세계 랭킹 150위로 출전해 우승 트로피를 덜컥 안으면서 신데렐라 이야기로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도 WTA 투어 코리아오픈 출전을 통해 뜨거운 팬덤을 갖게 됐습니다. 라두카누를 보기 위해 대회 장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는 구름 관중이 몰렸습니다. 그의 사인회도 인산인해를 이뤘죠. 지난해 코리아오픈 성적은 8강전에서 다리 부상으로 기권을 했죠. 올해에도 초청 대상 1순위가 분명해 보입니다.


<사진> 2024 WTA투어 코리아오픈에 출전한 라두카누. 테니스코리아 자료사진

하지만 최근 부상과 코치 교체 등 악재가 겹친 데다 대회 출전도 자주 하지 않으면서 상품성이 급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언론은 일제히 라두카누가 영국 통신업체 보다폰과 맺은 연간 300만 파운드(약 56억 원)의 후원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라두카누 측에서 너무 많은 금액을 요구해서 재계약이 무산됐다”라고 전했습니다. 라두카누로서는 주요 스폰서 하나가 날아간 것입니다. 

라두카누는 영국과 캐나다 이중 국적을 가졌으며 아버지 혈통은 루마니아, 어머니 혈통은 중국입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나 2세 때 영국으로 이주한 그는 다국적 배경을 지닌 덕분에 동서양을 아우르는 뜨거운 인기를 누렸습니다. US오픈 우승 후에는 스폰서 계약이 쏟아져 티파니, 영국 항공, 나이키, 에비앙, 윌슨 등과 연이어 사인을 했습니다. 


<사진> 코리아오픈 출전 당시 서브를 넣고 있는 라두카누. 테니스코리아 자료사진

라두카누는 지난해 대회 출전에 따른 상금이 73만5000파운드(약 13억8000만 원)에 머물렀지만, 포브스에 따르면 스폰서십 수입이 960만 파운드(약 180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코트 밖에서 버는 돈이 상금보다 10배도 넘는 셈입니다. 보다폰의 계약 포기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라두카누가 맺은 어떤 스폰서 업체의 조건 보다도 많은 금액이었기 때문입니다. 보다폰은 이동통신업체 가운데 유럽에서 가장 큰 회사이며 매출액 기준으로 전 세계 2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라두카누의 가치가 코트에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다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부상과 좌절에서도 변함없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스포츠산업 전공 교수는 “라두카누가 지닌 진정성을 통해 그녀만의 강력한 개인 브랜드를 갖고 있다. 팬들의 충성도가 꼭 트로피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보다폰의 계약 포기는 근시안적인 결정이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습니다. 스타 선수는 단순한 성과가 아니라 평판, 팬들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그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죠.


<사진> 사복을 입은 라두카누 모습. 라두카누 인스타그램

그래도 어디 테니스 스타가 라두카누 하나뿐이겠습니까. 화수분처럼 새롭게 샘솟는 새 얼굴을 참작할 때 라두카누 역시 자신의 존재감을 코트 안팎에서 확실히 보여줘야 하겠죠. US오픈 우승 하나로 잠시 반짝거렸다가 금세 잊힌 존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다른 스폰서 기업들도 손절 분위기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포르쉐와 계약이 종료된 데 이어 보다폰과 결별했지만, 라두카누의 현재 후원업체는 8개로 전해졌습니다.

2024년 세계에서 7번째로 높은 수입을 올린 여자 선수인 라두카누는 올해 WTA 투어에서 7승 7패를 기록하고 있으며 4월 17일 현재 세계 랭킹은 47위입니다. 3월 마이애미오픈 8강에서 제시카 페굴라에서 패한 뒤에는 대회 출전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왕년의 스타 존 매켄로(미국)는 라두카누에 대해 “그의 멘탈이 신체의 문제로 연결되고 있는 게 아닐지 하는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습니다. 라두카누는 2023년 5월 양 손목과 다리 수술을 받고 투어를 장기간 떠나 있었으며 지난해 1월 복귀 후에도 9월 다리를 다쳐 다시 두 달가량 투어를 떠났습니다. 

2025시즌은 라두카누 테니스 인생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다 한 번’이었다는 폄훼와 함께 못다 핀 꽃 한 송이로 끝날지 부활의 날갯짓을 다시 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글= 김종석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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