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에 불확실성 커진 콘솔 게임…가격 줄인상 시작

피치북 "전면 무역전쟁 시 콘솔 판매량 5년간 최대 1천만대 감소"

미중 무역전쟁 '관세폭탄' (PG) [정연주, 최자윤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을 붙인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콘솔 게임 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은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이 전면적인 무역 전쟁으로 번질 경우 전 세계 게임용 하드웨어 판매량이 2030년까지 5년간 최소 300만 대에서 최대 1천만 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내용은 피치북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발간한 '관세와 게임산업' 보고서에 실렸다.

보고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닌텐도 등 주요 게임용 하드웨어 개발사가 중국을 겨냥한 최대 125%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실질적 타격을 입고 있다고 봤다.

피치북은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 인도 등으로 하드웨어 생산지를 이전한 것을 언급하면서도 "미국이 중국 외 국가에 적용한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은 공급망의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게임기 가격뿐 아니라 중국 당국의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중국이 최근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산 영화 수입을 줄이겠다고 밝힌 점을 들어 이런 조치가 게임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치북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게임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앞으로도 공급망을 중국 외 국가로 분산할 가능성이 크며, MS처럼 자사 기기에 얽매이지 않고 게임을 유통하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거라고 결론지었다.

닌텐도 스위치 2 닌텐도 스위치2 [한국닌텐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정부가 이달 2일 이른바 '해방의 날'을 기해 발표한 전 세계 대상 상호관세 정책의 여파는 게임업계에 가격 인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닌텐도는 이달 초 발표한 차세대 콘솔 '닌텐도 스위치 2'의 북미 지역 사전 판매를 중단했다.

블룸버그는 '닌텐도 스위치 2'의 북미 지역 판매가가 당초 발표된 449.99달러(약 64만원)에서 트럼프 정부 관세정책 여파로 최대 590달러(약 84만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니는 아직 북미 지역 가격은 올리지 않았으나, 물가 상승과 환율 변동 등을 이유로 들며 유럽·영국·호주·뉴질랜드 지역에서의 플레이스테이션5 판매 가격을 10∼15% 인상했다.

최근에는 한국 시장에서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PS 플러스' 가격도 구독 플랜별로 44∼47%가량 올렸다.

일본 대형 게임 유통사 스퀘어에닉스는 최근 자체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던 자사 게임 굿즈(연관상품)에 대한 예약 판매를 중단했다.

스퀘어에닉스는 "진행 중인 국제적 관세 불확실성을 고려해 신제품에 대한 사전 구매를 이달 9일부로 일시 중단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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