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헌법출장소" "꼭두각시"...헌재 때린 국민의힘

"헌재가 정치적 재판을 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쌍권' 지도부가 전날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판관 지명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한 것을 두고 "민주당의 시종(侍從)" "민주당의 꼭두각시" 등 거친 표현을 쓰며 헌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헌정 공백을 막기 위해 한 대행이 재판관 2명을 임명했지만 전날 헌재는 지명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렸다"며 "지난 2월 여야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선출한 마은혁 재판관을 한 대행이 임명해야 한다고 한 입장을 뒤엎는 행동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재는 최근 한 대행의 권한대행(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두 명 재판관(조한창·정계선)을 임명한 것부터 따져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시종 역할을 자처한다고도 했다. 권 위원장은 "헌재는 이러한 (민주당의) 의회 독재를 꾸짖기는커녕 민주당 논리를 앵무새처럼 복창하며 거대 정당의 시종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며 "이러니까 헌재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계속 추락하고 국민들 사이에서 민주당 헌법출장소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헌재를 향한 공격에 가세했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헌재가 한 대행의 재판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며 "헌법에 대통령 권한대행 인사권 행사를 제한하는 명문 규정이 없는데도 (이번 결정을 통해) 헌재가 임의로 제한한 것 자체가 정치적 재판을 한 것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헌재의 이번 결정을 보면서 헌재가 정치재판소가 됐고 나아가 민주당 꼭두각시로 전락했단 의구심을 지울 수 없게 됐다"며 "헌재가 정치적 이익만 고려해 스스로 정치의 장으로 들어섰다는 국민적 우려를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헌재는 만장일치 의견으로 한 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이완규·함상훈) 지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김민기 인턴 기자 alsrlsky@naver.com